'대출절벽'에 앱 켜는 중저신용자…인터넷銀 총량제 속 포용금융 '딜레마'

김다정 기자 2026. 4. 13. 15: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2조 줄 때 인뱅 5600억 늘어…규제가 만든 '대출 유목민'
상호금융까지 빗장 걸자 '인뱅'으로…1분기 가계대출 잔액 74조 돌파
대출 절벽 앞 '최후의 보루'된 인뱅…규제 이중 압박에 깊어지는 고심
그래픽=홍연택 기자

금융권에 불어닥친 강력한 '대출 한파'에 인터넷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과 상호금융권이 대출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자, 갈 곳 잃은 중·저신용자들이 몰려들며 인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새마을금고·지역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잇따라 비조합원 가계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1.5% 이내'로 바짝 쪼이자, 각 은행들은 올해 증가율을 1% 안팎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당국과 목표치를 협의하고 있다.

전 금융권 목표치보다 한층 엄격한 기준으로 대출 빗장이 단단히 걸리자, 실수요는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로 몰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뱅 3사의 가계대출(정책대출 포함)은 74조4280억원으로 작년 말(73조8729억원)보다 5551억원 증가했다.

반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65조8290억원으로 작년 말(767조6781억원)보다 1조9491억원 줄었다.

특히 올해 인뱅의 가계대출 잔액은 1월 73조8776억원에서 ▲2월 74조1685억원 ▲3월 74조4280억원으로 매달 증가세가 뚜렷하다. 시중은행 창구보다 한층 낮은 대출 규제 장벽에 실수요자들이 인뱅으로 이동하면서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인영 의원은 "인터넷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역할을 충실히 하며 대출 수요가 특정 상품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균형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새희망홀씨 등 정책성 상품과 실수요 대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발맞춰 비이자수익 확대와 개인사업자 대출 위주의 여신 성장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할 예정"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인뱅에서 완화된 대출 장벽이 적용되는 이유는 인뱅 3사는 전체 대출의 일정 비율을 중저신용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데 있다. 시중은행이 꺼리는 차주를 받아야 하는 구조적 특성을 감안해 당국이 규제 여건을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밀려난 실수요자들의 믿을 구석이던 상호금융까지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인뱅을 찾는 중저신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인뱅 역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 하에 실수요를 무한정 받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태생적으로 전체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의무를 갖고 있는 만큼 총량 규제 안에서 추가 대응 여력이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4.9%, 케이뱅크 32.5%, 카카오뱅크 32.1%로 모두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제4인뱅 출범 논의 재점화와 함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요구가 커졌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대출 총량이 정해진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비중을 높이려면 고신용자 대출을 조정하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뱅 3사로서는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연체율이 높아 충당금 부담이 커지고,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자본 효율성도 떨어진다. 여기에 금리 인상 역시 정책적 제약을 받는 만큼 마진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중 압박 속에서 올해 인뱅의 규제 리스크 관리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공급'과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고도화된 자체 신용평가모델(CSS)을 통해 포용금융과 건전성 관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Copyright © 뉴스웨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