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권 심평원장 취임...가치 기반 평가로 대전환 선언

이재원 기자 2026. 4. 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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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의료이용 관리체계 본격화...과잉·중복 이용 관리로 재정 건전성 확보
클라우드·AI 전환 가속...심사 자동화·이상청구 탐지 등 데이터 기반 혁신
성과 기반 중심 패러다임 전환...위험도 보정·가치기반 평가로 의료질 개선 유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홍승권 신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심사·평가 체계의 '근본적 전환'과 데이터 기반 기관으로의 재편을 공식화했다. 기존의 삭감 중심 심사에서 벗어나 환자 성과와 의료 가치 중심으로 축을 이동시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승권 원장. 사진 제공=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제12대 홍승권 원장의 취임식이 13일 오후 심평원 원주 본원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날 취임사에서 홍승권 신임 원장은 "급격히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 심평원의 역할은 단순한 비용 통제를 넘어 정책 설계와 의료 질 개선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현장과 정부 간 다양한 이해를 균형 있게 반영해 전달체계 개선, 공공의료 강화, 환자 중심 서비스 향상 등 핵심 과제에서 실질적 해법을 도출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평원이 그간 수행해 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필수의료 수가 개선, 의료이용 적정성 관리 등 국정과제 지원 기능을 언급하며 "앞으로는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과 지역·필수의료 및 일차의료 강화,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등 구조적 과제까지 성과 중심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 HIRA 국정과제 이행계획을 고도화하고, 정책 환경 변화에 맞춰 세부 과제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도적으로는 지난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마련된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체계'를 핵심 기반으로 제시했다. 홍 원장은 "실시간 진료정보를 활용해 의료이용의 적정성을 높이고 과잉·중복 이용을 관리함으로써 국민 건강 보호와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장 적용 과정에서의 혼선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홍 원장은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전환(AX)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흐름"이라며 "이미 구축된 디지털클라우드센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분석·활용 전 과정을 고도화하고, AI를 활용한 심사·평가 혁신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심사 자동화, 이상 청구 탐지, 정책 효과 분석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국민 서비스 측면에서는 '체감도'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의료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병원·약국 정보, 비급여 진료비 공개, 의약품 안전사용 정보 등 기존 서비스의 정확도와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국민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는 신규 서비스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심사·평가 패러다임 개편이다. 홍 원장은 "기존의 행위 단위 적정성 심사는 의료 질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과 기반 평가(Outcome-based evaluation) ▲중증도 및 환자군 보정(Risk adjustment) ▲지불제도와 연계된 가치 기반 평가(Value-based assessment)를 3대 축으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얼마를 청구했는가'가 아니라 '환자 상태가 얼마나 개선됐는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위험도 보정을 통해 중증 환자를 많이 보는 의료기관이 불리해지는 문제를 완화하고, 평가 결과를 지불제도와 연계해 의료기관의 질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평가를 '통제 수단'이 아닌 '개선 도구'로 전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 원장은 "데이터 기반 피드백과 의료기관의 자율적 개선을 지원하는 학습형 평가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며 "평가 결과가 현장의 진료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직 운영과 관련해서는 내부 소통과 실행력을 강조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심평원이 축적한 전문성과 구성원의 헌신이 결합된다면 충분히 도약할 수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문지기 원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임상 현장과 학계를 아우르는 보건의료 전문가로 의료현장과 정책을 연결하는 균형잡힌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홍 원장은 서울대병원 정보화실·의생명연구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을 거쳐 록향의료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보건의료 정책과 의료 현장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 현재는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학회장을 맡아 일차의료 강화와 보건의료 전달체계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홍 신임 원장의 임기는 2026년 4월 13일부터 2029년 4월 12일까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