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코스콤 임원 인사에 담긴 포석…가상자산 결제 인프라 정비 속도

박정호 기자 2026. 4. 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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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제도화 앞두고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 인사 재편
발행보다 결제·유통·권리관리 경쟁…예탁원·코스콤 역할 확대
AI 에이전트·스테이블코인 확산 대비한 미래형 금융 인프라 정비

(구글 노트북LM)

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앞두고 자본시장 핵심 인프라 기관들이 조직 재편에 속도 내는 중이다. 시장의 경쟁 축이 발행 자체보다 결제·유통·권리관리 등 운영 인프라로 옮겨가면서 관계 기관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응한 미래형 금융 인프라 정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토큰증권 제도화를 앞두고 결제·유통·권리관리 체계 정비 필요성이 커지면서 자본시장 핵심 기관의 인사 재편이 진행됐다. 토큰증권 제도는 올해 2월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공포로 제도권 편입의 법적 틀을 갖췄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기술·인프라와 발행·유통 규율 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윤수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조각투자, 토큰증권, 가상자산, 전자주주총회 등 활용 사례 증가에 따라 예탁원의 역할과 기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시장 형성, 전통 자본시장의 거래시간 연장, 결제주기 단축 등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콤은 10일 김성환 신임 전무이사를 선임했다. 김 전무는 코스콤 디지털사업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냈고, 한국거래소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도 맡았다. 디지털사업본부장 재임 당시에는 마이데이터 중계 인프라 조성과 토큰증권 공동플랫폼 개발 등 주요 미래 사업을 이끌었다.

이 같은 인사는 토큰증권 시장의 경쟁 축이 발행 자체보다 운영 인프라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큰증권 시장 안착을 위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의 허가 기준과 투자자 보호 장치, 예탁결제원 중심의 노드 관리, 총발행량 통제, 원장 체계 구축, 메인넷 간 표준화와 상호운용성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해외 흐름도 비슷하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1월 토큰화 채권의 증권대금동시결제(DvP), 이자지급, 상환 과정을 기존 금융망과 블록체인 환경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실증했다. S&P다우존스지수도 최근 미국 국채 지수를 온체인 네이티브 자산으로 토큰화해 데이터 배포와 라이선스, 권리 통제를 자동화하는 실험에 나섰다. 기존 금융 인프라와 온체인 자산의 결합이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장기적으로는 AI 에이전트와 토큰화 자산의 결합이 결제 체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를 토큰화하면 스테이블코인이 돼 AI 에이전트가 사용하기 쉬워지고, 증권을 토큰화하면 토큰증권이 돼 에이전트가 취급 가능한 자산 형태가 된다”라며 “토큰증권은 향후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운용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이슈이지만 AI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지금부터 관련 법적 토대를 하나씩 마련해야 한다”라며 “미국의 클래리티 법안(가상자산 명확화 법안)과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안 추진 현황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