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탱크로 평화유지군 차량 들이받고 발포···레바논 공습 지속하며 ‘휴전 어깃장’

이영경 기자 2026. 4. 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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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도시 나바티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유니필)의 차량을 향해 발포하고 기물을 파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이후에도 레바논 공격을 지속하며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유니필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의 메르카바 탱크가 평화유지군 차량을 두 차례 들이받았으며 이로 인해 차량이 심하게 파손됐다고 밝혔다. 유니필은 이스라엘군이 바야다 지역의 평화유지군 초소 진입로를 봉쇄했다고 말했다.

유니필은 이어 “이스라엘군이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평화유지군 차량을 향해 ‘경고 사격’을 가해 차량을 명중시켰으며, 한 발은 차에서 내린 대원의 불과 1m 앞에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유니필은 이달 초 이스라엘군이 블루라인(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인근 5개 초소의 감시 카메라를 파괴했으며, 본부 출입구 창문에도 스프레이 페인트를 칠해 외부 경계를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니필은 이스라엘군이 평화유지군의 감시 업무를 무력화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유니필의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우리의 작전 대상은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일 뿐 유니필이나 레바논군, 혹은 민간인이 아니다”라고 밝혀왔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민간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대피하라는 경고를 발령한 전투 지역에 유니필이 주둔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유니필이 그동안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며 헤즈볼라가 병력을 증강하는 것을 막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해왔다.

지난달 말 레바논 남부에서 평화유지군 차량이 폭발하면서 인도네시아 국적 대원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유엔은 2명의 사망은 이스라엘군 메르카바 전차가 발포한 포탄 때문인 것으로 확인했으며 1명은 헤즈볼라가 설치한 폭탄이 폭발해 사망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를 방문해 “레바논에서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았다. 우리는 그 과업을 수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를 무력화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을 시사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완충지대를 확보한 덕분에 레바논으로부터의 침공 위협을 저지할 수 있었다”며 이 지역의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 8일 미국·이란 휴전 발효 당일 레바논 100여곳을 대규모 폭격해 300명 이상 숨지게 하면서 휴전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 공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 후에도 이스라엘은 매일같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레바논 통신사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을 두 곳을 공격해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오는 14일 미 워싱턴에서 레바논 측과 만난다. 하지만 회담 주제와 범위에 대해 양측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 10일 양측이 휴전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중단 논의는 거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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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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