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약속 비웃은 이스라엘…아빠 장례식 치르던 두 살 아이 목숨 앗아가

임예은 기자 2026. 4. 13. 15: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로 평화의 기대를 품고 아빠의 장례식을 찾았던 레바논 일가족이 또다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참변을 당했습니다. 아빠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돌아서던 7살 알린은 큰 부상을 입고도 생존했지만, 곁에 있던 2살 여동생 탈린과 친척들은 현장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전쟁 중에 태어나 평생 포성만 듣다 짧은 생을 마감한 손녀를 두고, 할아버지는 "아무 죄 없는 아이가 무슨 잘못이냐"며 울부짖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 노력 중이라고 주장하지만, 휴전 당일에만 350여명의 민간인이 희생되면서 무차별적인 학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

병상에 누워있는 여자 아이의 얼굴을 덮고 있는 건 피 묻은 붕대입니다.

레바논 남부에 사는 7살 소녀 알린은 현지시간 8일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이날 알린의 가족은 전사한 아버지를 땅에 묻기 위해 고향 마을인 스리파를 찾았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발표한 2주간의 휴전 합의, 레바논 땅에도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차마 보낼 수 없는 아빠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뒤 집으로 향하던 찰나 기대를 비웃듯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이 공습으로 아빠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두 살 배기 여동생 탈린과 다른 친척들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탈린은 지난 2024년 교전 중 태어나 두 살도 되지 않은 나이 전쟁터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초록색 천에 싸인 작디 작은 손녀의 시신을 마주했던 할아버지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나세르 후세인 사히드: 탈린은 아무 죄 없는 아이입니다. 태어난지 1년 반밖에 지나지 않았어요.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요?]

이스라엘은 지난달 2일 헤즈볼라가 중동 전쟁에 참전을 선언한 뒤로 레바논을 겨냥해 전방위적 공격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휴전을 발표한 날까지도 공습은 이어졌고, 레바논에선 이날 역설적으로 350여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 노력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장례식장마저 폭격의 현장이 됐고 국제사회는 명백한 '전쟁 범죄'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