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장관 "전기차 보조금 지침 재검토" 약속…"테슬라, 500만원 기습 인상"

정부가 특정 업체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던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차종 중심’으로 전면 재검토한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지만, 시장 1위 테슬라는 오히려 주력 모델 가격을 기습 인상하며 정책 효과를 가로채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소비자를 볼모로 수익성만 챙기는 오만한 '배짱 영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부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7월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던 '2026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산정 평가 기준'을 수정할 예정이다. 수정 방향은 지급 기준을 '사업자(기업)'에서 성능 중심의 '차종'으로 바꾸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정 조치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간사의 보조금 평가 기준 불공정성에 대한 지적에 사과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김 장관은 "세부 배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지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정책은 기업의 신용도와 투자 규모 등을 평가해 80점 미만 업체는 보조금을 한 푼도 못 받게 설계됐다. 이로 인해 테슬라, BYD 등 수입차 구매 예정자들은 선택권을 침해받는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수정안은 기업 역량보다는 배터리 효율과 안전성 등 개별 '차종'의 성능을 우선시해 보조금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처럼 공정 경쟁의 판을 다시 짜며 수입차 브랜드에도 기회를 열어주려 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거꾸로 가격을 올렸다. 테슬라코리아는 10일 오전 모델3와 모델Y 등 주력 차종 가격을 사양별로 최대 500만원 인상했다. 지난 3일 출시된 모델Y L은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가격을 6499만원에서 6999만원으로 500만원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를 철저한 '수요 기반 배짱 영업'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는 국내에서 1만113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단일 브랜드 최초로 월간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또 모델Y L 사전 계약 물량이 예상치를 넘어서며 대기 수요가 충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소비자 충성도를 볼모로 수익 극대화에 나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한국 소비자를 '잡은 물고기' 취급하며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 결단을 통해 보조금 불확실성을 없애주려 하는데도 가격을 올린 것은 한국 시장을 오로지 수익 창구로만 본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예약 고객들 사이에서도 명분 없는 기습 인상에 대한 취소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이번 정책 수정을 통해 전기차 시장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가격 인상으로 맞서면서 정책 효과는 반감될 위기에 처했다. 기업의 가격 책정은 자율이지만, 정책의 틈새를 노려 소비자 혜택을 가로채는 방식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공정 경쟁을 확립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거대 기업의 오만한 시장 논리가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보조금 장벽을 낮추며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있음에도 테슬라가 독단적인 가격 인상으로 화답하면서 정책의 실효성 확보가 시급해졌다"며 "보조금 수혜 범위가 확대돼도 판매가가 동반 상승한다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정책 효과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