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본파일 없다" 대북송금 김성태 회의록 조작 정황
해외 호텔 공용PC로 작성·출력해 수년 보관?
"문건 형식·글자체 보면 한날한시 작성된 듯"
호텔 "한글 문서 작성 불가"…사후 제작 의심
검찰, 법정서 한번 묻고 진위 여부 파악 안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확보한 유일한 물증인 '대북송금 회의록'마저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초 대북투자 등을 논의한 내부 회의록이 원본 파일 없이 종이 형태로 보관 중이다가 2023년 5월 검찰에 임의 제출 됐고, 회의록 제출자는 '해외 호텔 공용 컴퓨터에서 작성했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해당 호텔에서는 한글 문서 작성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상용 검사는 2023년 5월 서민석 변호사에게 전화하며 '회의록을 확보했다'고 전했지만, 회의록의 원본 파일 존재 유무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진술 회유에 이어 증거조작 여부까지 국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 밝혀질지 주목된다.
"경기도 지원" 김성태 회의록, 원본 파일 없이 출력 문건 사후 제출
13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가 2023년 5월 19일 쌍방울 내부 관계자 김태균 씨로부터 확보한 '2019년 김성태-김태균 회의록'은 원본 파일 없이 종이 형태로 출력해서 임의 제출된 증거로 확인됐다.
회의록은 총 5건이다. 2019년 1월2~3일, 2019년 1월26~27일, 2019년 2월 23일, 2019년 3월 7일, 2019년 4월 2~3일 일본의 호텔, 미국 시애틀·뉴욕의 아파트, 중국 마카오의 호텔에 비치된 공용 컴퓨터에서 작성했다고 제출자인 김태균 씨는 밝혔다. 이 회의록에는 "경기도-통일부의 지원이 있음. 스마트팜 등 경기도에서 알아서 함"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성태의 진술에만 의존하던 검찰이 '대북송금과 경기도와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물증을 확보한 셈이다.


해외서 회의 때마다 작성? "문건 형식·글자체 보면 한날한시 작성된 듯"
특이한 것은 김태균 씨가 이 회의록을 개인 노트북이 아니라 해외 곳곳의 호텔이나 숙소에 비치된 공용 컴퓨터에서 회의 때마다 작성하고 출력해 수년간 보관해 왔다고 밝혔지만, 정작 문건의 형식과 한글 폰트(글자체)와 글자 크기 등이 모두 동일해 마치 한날 한곳에서 사후 작성된 문건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김 씨의 진술조서 내용을 종합하면, ▲첫 번째 회의록은 2019년 1월 2~일 일본 도쿄 하얏트 리젠시 공용 컴퓨터에서 김성태-김태균 2인이 만나 작성했고 ▲두 번째 회의록은 2019년 1월26~27일 일본 도쿄 하얏트 리젠시 공용 컴퓨터에서 김성태-김태균 2인이 만나 작성했고 ▲세 번째 회의록은 2019년 2월 23일 김태균 씨가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과 전화로 회의한 뒤 미국 시애틀 브레이번 아파트 서비스센터 공용 컴퓨터에서 작성했고 ▲네 번째 회의록은 2019년 3월 7일 김성태-방용철-김태균 3인이 전화 회의를 한 뒤 미국 뉴욕 아파트 서비스 센터 공용 컴퓨터에서 작성했고 ▲다섯번째 회의록은 2019년 4월2~3일 방용철-송명철-김태균이 회의한 뒤 마카오 매리어트 호텔 공용 컴퓨터에서 작성했다고 한다.

호텔 쪽 "한글 문서 작성 불가"…사후 제작 의심
그러나 해당 호텔 등 관계자는 워치독의 문의에 "공용 컴퓨터에서 한글 문건 작성은 어렵다"고 공통적으로 밝혀 김 씨가 어떻게 해당 회의록을 작성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일본 도쿄 하얏트 리젠시 비즈니스 센터 담당자는 지난 10일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공용 컴퓨터에서 한글 작성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마카오 매리어트 호텔 프린팅 서비스 담당자도 "공용 컴퓨터에서는 중국어와 영어 문건만 작성 가능하고 한국어 작성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뉴탐사 취재진이 2024년 6월 7일 미국 시애틀 브레이번 아파트 서비스센터 담당자로부터 받은 이메일 회신에서도 "저희 아파트 단지에서는 거주자가 사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센터 컴퓨터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때문에 김태균 씨가 검찰에 제출한 문건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후 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성태 전 회장의 한 최측근은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김태균 씨가 2019년 김성태의 투자유치 업무를 도운 것은 맞지만, 회의록 등은 김성태의 부탁을 받고 사후에 만들어 검찰에 제출한 것 같다"며 "김 씨는 김성태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고 특히 '쌍방울 홍콩팀'과 주식투자 업무 등을 오래 했다. 김성태와 알고 지낸 건 2019년 훨씬 이전부터이고 현재는 해외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문건의 진실성 여부 확인 과정을 방기하다시피 했다. 2023년 6월 1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증인이 작성한 회의록은 수사기관에 제출하기 위해서 나중에 별도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2019년 회의를 할 때마다 회의 내용을 그대로 기재한 것이라서 회의록에 기재된 내용은 모두 증인이 경험한 사실 그대로 기재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맞는가요"라고 묻고 김태균 씨가 "예 맞습니다"라고 대답한 게 문건 진위 여부 확인의 전부였다.
신진우 수원지법 형사11부 재판장은 2024년 6월 이 문건을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등의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로 주요하게 판단하기도 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은 그간 검찰이 취사 선택해서 제출한 국정원 문건, 원본 파일 없이 제출된 김성태-김태균 회의록, 김성태 진술 등에만 의존해서 유죄 판결을 했다고 비판해왔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김성진 시민언론 민들레 기자, 강진구·김시몬 뉴탐사 기자(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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