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예수에 빗댄 트럼프…교황에 “정신 차려라” 훈계

정유경 기자 2026. 4. 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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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교황 레오14세를 향해 이례적으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레오는 교황 후보 명단 어디에도 없었다"며 "교회가 트럼프 대통령을 다루기에 미국인이 가장 낫다고 생각해 그를 교황에 앉힌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11일 레오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철야 기도회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배경에 "전능감에 대한 망상"이 있다고 지적한 직후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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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교황 형편없다…나 때문에 선출됐으면서”
트루스소셜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교황 레오14세를 향해 이례적으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교황이 외교 정책 면에서 형편없다며, 교황으로 선출된 것도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교황을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레오 교황은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선 형편 없다”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도 된다고 여기는 교황은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교황도 원하지 않는다”고 썼다. “레오 교황은 교황으로서 정신을 차리고 상식을 발휘하여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고 정치인이 아닌 위대한 교황이 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트루스소셜 갈무리.

심지어 자신 때문에 레오 14세가 교황이 될 수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레오는 교황 후보 명단 어디에도 없었다”며 “교회가 트럼프 대통령을 다루기에 미국인이 가장 낫다고 생각해 그를 교황에 앉힌 것”이라고 썼다. 레오 14세는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기에서 내려 활주로에서 기자들을 만났을 때도 “나는 레오 교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매우 진보적인 사람”이라며 비판을 이어 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11일 레오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철야 기도회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배경에 “전능감에 대한 망상”이 있다고 지적한 직후 나온 것이다. 교황은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으며, 폭탄을 투하하는 자들은 더더욱 축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에 대한 우상 숭배, 권력 과시를 멈추고 전쟁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교황 레오14세가 12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부활 삼종 기도를 하고 있다. 바티칸/AP연합뉴스

교황은 지난 2월28일 이란 전쟁 시작 이후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 왔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압박하며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지고 다시는 되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자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증오, 분열, 파괴의 징표”라고도 비판했다. 액시오스는 11일 기사에서 “이란 전쟁으로 트럼프와 교황 간 긴장이 극에 달했다”며 “바티칸의 도덕적 권위와 워싱턴의 정치·군사 권력이 충돌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교황 비판글을 올린 지 1시간 뒤, 이번엔 자기 자신을 예수에 빗대 그린 인공지능 생성 그림을 트루스소셜에 올려 충격을 자아냈다. 성경 속 인물처럼 옷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병상에 누운 남성에게 손을 얹자 손가락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그 뒤에 군인, 간호사, 기도하는 여성 등이 감탄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하늘에선 독수리와 미국 국기가 보인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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