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팝니다, 단 새롭게” K-약국의 등장과 헬스앤뷰티 공간의 변신 [Cover Story]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메카로 꼽히는 서울 중구 명동은 최근 ‘약국 거리’라는 오랜 명성을 지닌 종로에 필적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서울 명동·을지로 일대에는 약 40여 개의 약국이 운영 중이다. 소형 약국부터 드럭스토어형, 대형 약국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명동에선 화장품과 의류·스포츠 브랜드, 음식점뿐만 아니라 익숙하게 약국에 들어서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풍경은 명동뿐만이 아니다. 성수, 강남과 같은 관광 대표 상권에도 ‘한국 약국 쇼핑’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장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약국이 단순 처방 공간을 넘어 외국인들에게 ‘헬스&뷰티(H&B) 쇼핑 거점’으로 안착했음을 입증한다. ‘색조 화장품은 올리브영과 같은 복합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에서, 기초 기능성 제품은 약국에서 구매를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는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 쇼핑 관광’의 새로운 공식이 되었다. K-뷰티 중심 소비에서 건강기능식품, 위생·헬스케어, 릴랙싱 굿즈 등 웰니스 전반으로 지출을 넓혀가고, 의료관광 열풍과 뷰티 브랜드 열풍이 더해지는 추세에 맞춰 새롭게 변화하는 약국(Pharmacy), 드럭스토어(Drugstore)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금천 메가팩토리나 용산 메디킹덤의 경우 처방전 조제실도 운영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창고형 약국이 약사법상 문제는 없지만, 기존 소형 약국과의 갈등, 그리고 약국의 공공성 훼손이라는 반발과 함께 의약품 오남용 우려에 대한 의견도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생활 밀착형’ 약국의 등장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약국 이용 패턴의 변화가 예고되고 브랜드형 약국의 확장세가 가파른 만큼 기존 소형 약국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OWM약국에선 현재 카테고리별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뷰티,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는 팝업존도 만나볼 수 있다. 처방전 조제는 하지 않지만, 일부 지점의 경우 AI 분석을 통해 방문객에게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해서 판매를 하고 있다. 뮤지엄 콘셉트의 약국이라는 공간을 통해 정보를 얻고, 체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OWM약국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공간의 활용’이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우드톤과 조명 인테리어가 기존 약국과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벽면 상단에 쓰여 있는 구분표를 보고 해열 진통제, 소염진통제, 생리통, 근육통, 알레르기, 종합감기, 한방감기, 코감기, 목감기 등 증상별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분류돼 있어 한눈에 보기 편하다.

OWM약국 지점별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공간 구성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기자가 찾은 강남점, 이태원점의 경우 방문객 중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던 만큼, 야외 테라스 공간(강남점)이나 락커룸 서비스 공간(이태원점)도 인근에 있어 여행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또한 상주 중인 약사를 비롯해 직원들 대부분이 영어, 일본어 등으로 서비스 응대를 이어가는 등, 약국이 ‘K-뷰티·헬스 쇼핑’의 필수 코스로 자리하며 외국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도 목격된다.
웰니스 체험 공간으로 등장한 올리브베러

‘올리브베러’는 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 고객 데이터 자산과 상품·카테고리 큐레이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설계된 공간이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식습관·운동·이너뷰티·수면·마음 건강을 분류해 △잘 먹기(이너뷰티 푸드, 건강 간식 등) △잘 채우기(영양제 등) △잘 움직이기(보충제, 운동용품 등) △잘 가꾸기(아로마테라피, 더마코스메틱 등) △잘 쉬기(수면용품, 허브티 등) △잘 케어하기(구강·위생용품 등)의 6대 영역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올리브베러 오프라인 1호점은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업무지구인 광화문에 오픈했다. 직장인 유동 인구가 많고, 요가·헬스장 등 건강관리를 위한 인프라가 풍부한 입지에서 자연스럽게 웰니스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30여 평 규모의 복층(1~2층) 매장은 500여 개 브랜드, 3,000여 종의 웰니스 상품을 선보인다. 1층은 바쁜 일상에서도 웰니스를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간편함’에 초점을 맞춰 샐러드·고단백 간편식 등이 배치돼 있고 개인의 필요에 맞춘 영양제, 건강기능식품도 선보인다. 2층은 웰니스 루틴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매일의 ‘먹는 것’이 곧 웰니스라는 관점에서 라이트 밀, 헬시 스낵,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이너뷰티·슬리밍·슬립뷰티(수면 건강) 등 웰니스 대표 상품군을 전문적으로 소개한다. 이 밖에도 운동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에너지젤과 스포츠용품, 나이트 케어에 초점을 맞춰 차(茶)·대체 커피 등 카페인 대용 음료부터 아로마테라피, 조명·파자마 등 숙면을 위한 상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올리브베러는 광화문점, 강남점 오픈에 이어 올리브영N성수 팝업 공간 등도 선보이는 등 K-뷰티에 이어 K-웰니스 유통 플랫폼으로 입지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매경DB, CJ뉴스룸, 이승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5호(26.04.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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