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투기 추적] ③헌법 비웃는 국회의원의 농지 재테크… 백종헌 ‘가짜 농부’ 의혹

강현석 2026. 4. 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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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여년간 부산 금정구와 경상남도 양산시 일대 농지를 취득해 수십억 원을 벌어들인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중, 일부 농지는 백 의원과 그의 아들인 백 모 씨가 직접 매수한 농지여서 투기 의혹이 제기되지만, 백 의원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민이 농지를 소유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과 투기 목적의 농지 소유를 금지한 농지법에도 불구하고 백 의원 일가가 각종 예외조항을 이용해 투자 수익을 챙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백종헌 부자, 농지 매각과 토지 보상으로 수십억 차익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과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한 백 의원 부자의 농지 거래는 최소 4건이다. 거래 유형별로 보면, 2건은 백 의원 부자가 농지를 매입한 뒤 매도해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다. 백 의원 부자가 최초 농사를 지을 목적으로 농지를 구입한 게 아니라면, 시세 변동을 노린 투기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해당 거래 과정은 후술한다.)

백종헌 의원 부자는 지난 2011년 경남 양산시 어곡동에 있는 농지(약 3,800㎡)를 취득했다가 2022년 처분했다. 해당 농지 주변은 산업단지와 주택단지를 마주보고 있어 몇년째 개발 소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동생(1967년생)으로부터 증여 받은 농지를 다시 민간 건설사에 넘기고 개발 보상금을 수령한 사례도 확인된다. 부산 금정구 회동동에 있던 농지인데, 증여가 이뤄진 2006년과 보상이 이뤄진 2010년 당시 백 의원은 부산 금정구를 대표하는 부산시의원이었다.

2007년 부산시는 회동동 일원에 산업단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2010년 해당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이때 백 의원과 아들 백 씨는 소유하고 있던 농지 14,674㎡(약 4438평)를 매각해 토지 보상금으로 약 7억 2,100만 원을 받았다. 2006년 공시지가(9,815만 원) 대비, 7배 이상 많은 액수다.

보유 농지가 지구 단위 택지 개발 대상에 포함된 사례도 있었다. 경상남도 양산시 신기동에 있던 땅(1,967㎡)으로 2013년 백 의원은 해당 농지를 처분해 8억 2천만 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 백 의원이 어떻게 신기동 땅을 취득하게 됐는지는 폐쇄등기상으로도 확인되지 않는다.

백 의원이 보유했던 경남 양산시 신기동의 한 농지. 현재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이렇게 총 4건의 거래로 백 의원 부자가 얻은 총 수입은 36억 9,9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조부(백OO)가 손자인 백 씨에게 증여한 부산 금정구 두구동의 농지(1,306㎡)를 더하면 백 의원 부자가 얻게 될 수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여 시점인 2014년을 기준으로 두구동 농지의 공시지가는 약 1억 9,200만 원, 현재는 개발제한이 일부 해제돼 5억 6천만 원까지 땅값이 뛰었다. 차후 거래가 이뤄지면 억대 차익이 예상된다.

백 의원 부자는 보유 농지를 매도해 36억 9,900만원의 수입을 올렸고, 아직 처분하지 않은 농지(두구동)를 더하면 40억 원이 넘는 수입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백 씨가 증여받은 농지를 실제 농업에 이용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농지법상 증여받은 농지도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거나 다른 농민에게 임대를 줘야하지만 관련 규정을 따르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두구동 농지에서 만난 마을 주민은 “백 의원 부자가 아닌 동네 사람들이 와서 텃밭처럼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농지법 제6조 1항은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농지 매입 후 농사 여부 불분명… 시세차익 노린 투기 의혹

그런데 백 의원 부자가 스스로 농사를 짓지 않고 농지를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백 의원의 아들 백 씨는 지난 2011년 7월 양산시 어곡동에 있던 농지 575㎡를 8,600만 원에 사들였다. 1997년생인 백 씨는 농지 취득 당시 14살에 불과했다. 같은해 8월 백 씨는 3,253㎡에 달하는 농지를 추가로 매입했다. 매입 가격은 4억 9,200만 원, 백 씨가 지분 ⅔ 를 갖고 아버지인 백 의원이 나머지 ⅓ 을 갖는 형태였다.

백 의원의 아들 백 모 씨는 지난 2011년 7월 어곡동 농지를 취득했다. 당시 백 씨는 14살에 불과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2020년 이곳 어곡동을 찾아 백 의원 부자의 편법적인 농지 소유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만난 마을 주민은 “우리가 여기서 채소를 심어 먹은 지가 20년 가까이 되는데, 누가 주인이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로부터 6년 만에 다시 찾은 어곡동 땅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은 “내가 30년째 땅을 부치는데 주인이 안 나타났다”고 말했다. 적어도 마을 주민들은 땅 주인인 백 의원 부자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난 2022년 백 의원 부자의 땅은 공동주택 사업을 준비하던 한 건설회사에 매각된다. 이때 백 의원 부자는 16억 1,500여만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이들이 농지 구입에 쓴 총비용이 5억 7,800만 원이므로 농지 구입 10년 만에 1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백 의원은 지난 2000년 경상남도 양산시 호계동의  농지(3,537㎡)를 취득해 2009년 주식회사 양막산업단지로 소유권을 넘겼다. 양막산업단지는 5억 4,3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를 농지 취득 시점의 공시지가(1억 575만 원)로 역산하면 취득 9년 만에 4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백 의원이 직접 농사를 지었는지 여부는 역시 불분명하다.

이렇듯 백 의원 부자는 반복된 농지 거래를 통해 수십억 원의 이득을 봤던 것은 물론 법망을 회피해 부의 대물림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농지법 제3조 2항엔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유·이용되어야 하며,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사실상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거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앞서 뉴스타파를 비롯해 여러 언론도 백 의원 부자의 농지 투기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때마다 백 의원은 문제될 게 없다며 버틸 뿐이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백 의원은 농지 투기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뉴스타파 질의에 A4 2장 분량의 답변서를 보냈다. 그는 “2021년 권익위 조사에서 본인 및 자녀의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모두 납부한 것을 소명하였으며, 그 결과, 농지법 위반이 아니고 편법증여 및 기타 법령 위반이 없음을 공식 판정 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자신들의 땅은 직접 농사 지을 의무가 없는 예외라고 강조했다.

해당 토지들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지역 내 주거지역으로 지정된 토지로서,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토지이며 농지를 임대하거나 무상 사용하게 할 수 있는 토지임을 관할 지자체로부터 공식 확인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제6조 제2항 8호 및 제23조 제1항 1호에 의거하여 농부가 아니어도 누구나 취득 및 매매가 가능하고 자경의 의무가 없습니다.
- 백종헌 답변서(2026년 4월 7일)

관할 지자체도 비슷한 입장이다. 양산시청 관계자는 “(백 의원이 사고판 농지는) 우리가 농지취득자격증명(농취증) 발급 안 하고 본인들이 매매한 것이라 조치할 수 있는 게 법에 없다”며 “원래 미성년자라면 농취증 발급이 안 되겠지만, 주거지역의 경우, 농취증 필요 없이 매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헌법 121조에는 '농민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적혀 있다. 농지법에도 '농지는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농지 소유 원칙이 나온다.

정리해 보면, 헌법에는 분명히 ‘농민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명시돼 있고, 농지법에도 ‘농지는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정했는데, 백 의원의 땅은 도시지역 내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헌법도 농지법도 적용받지 않는 ‘예외’라는 것이다.

이런 예외조항과는 무관하게 농지 소유주가 직접 농사를 짓거나(자경), 농지를 농사에 쓰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은 지자체의 책무지만, 이마저도 담당 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또 다른 지자체의 설명이다.

아시다시피 이거를 일일이 저희가 다 개입할 수는 없고요. 일단 1차적으로는 어쨌든 농사, 농지가 농지로 이용되고 있으면 저희는 그냥 농업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법으로는 다 (직접 농사를) 해야 된다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여기 인력이나 그런 부분을 보면 물리적으로 어렵죠
- 금정구청 관계자

관할 지자체, 농지 투기 의혹에도 “조치 방법 없어”... “제도 개선 돼야”

결국 헌법과 법률의 괴리를 이용한 백 의원 부자의 농지 투자는 ‘예외’라는 이름으로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 미성년자인 백 의원의 아들이 수억 원대 농지를 취득해도, 수년째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도, 법률상 ‘예외’라며 손쉽게 빠져나갔던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문제를 지적하면서 “‘방치된 농지’를 매각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마저도 백 의원 부자의 땅은 예외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오는 5월 이재명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단순히 조사에서 그칠 뿐 대대적인 제도 개선이 없다면 앞으로도 농지 투기를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 목적이든 투기 목적으로라도 농지는 건드려서는 안 된다라는 게 기본 원칙이 돼야 되고, 농지 전수조사를 전제로 현재의 농지 현황을 제대로 파악한 다음에 경자유전의 원칙이 좀 더 정확하게 관철될 수 있도록 하는 전반적인 농지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겠다.
- 오세형 경실련 경제정책팀 부장

한편 백 의원은 답변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의 사회 전반적인 상승으로 인해 양도차익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모든 세금은 관계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신고·납부하였다”며 “공직자로서 재산과 관련하여 국민께 충분히 설명드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

뉴스타파 강현석 khs@newstapa.org

뉴스타파 변지민 plut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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