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만 35명 나온 페루···‘전직 대통령 딸’ 일본계 후보 선두

12일(현지시간) 치른 페루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 전직 대통령 딸이자 일본계 페루인인 후지모리 게이코 후보가 최다 득표해 결선 진출이 유력하다.
페루 여론조사업체 다툼은 이날 우익 정당 ‘민중의 힘’ 소속 후지모리 후보가 16.5%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강경 우파 ‘대중의 힘’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12.8%), 중도우파 ‘좋은 정당’ 호르헤 니에토(11.6%), 민족주의 정당 연합 후보 리카르도 벨몬트(10.5%)가 뒤를 이었다.
페루 선거법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1위를 차지한 후지모리 후보는 오는 6월 7일 열리는 결선투표행을 확정 지었다. 현재 접전을 벌이고 있는 로페스 알리아가와 니에토 후보 중 한 명이 결선에서 후지모리 후보와 맞붙을 전망이다. 새 대통령은 오는 7월28일 취임해 2031년까지 5년간 페루를 이끈다.
후지모리 후보는 1990년부터 10년간 집권하며 철권통치를 휘둘렀던 고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다. 부친은 반정부 세력 학살 및 부패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사면됐다. 페루 리마로 이주한 일본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일본과 페루 이중국적자였다.
후지모리 후보는 2011년부터 세 차례 대선 결선에 올랐으나 모두 간발의 차로 낙선했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페루를 ‘블루 타이드’(중남미 우파 지도자 물결)에 합류시키겠다며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의 보수 지도자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의 핵심 의제는 치안이었다. 후지모리 후보는 ‘질서와 경제적 안정’을, 사업가 출신의 로페스 알리아가 후보는 ‘범죄와의 전쟁’을 전면에 내걸었다. 국방 및 문화 장관을 지낸 니에토 후보는 경찰 수사의 전문화와 시스템 정상화를 공약했다.
페루는 최근 10년간 임시 대통령을 포함해 9명의 대통령이 들어서고, 정당이 난립하는 등 극심한 정국 불안을 겪고 있다. 현재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의 탄핵과 후임자들의 잇따른 교체로 인해 지난 2월 취임한 호세 마리아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고 있다.
올해 대선 후보는 역대 최다인 35명에 달한다. 정당 설립 요건이 낮고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후보가 난립한 결과다. 특히 2024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과 의원직 동시 출마가 가능해지면서 대선 후보 중 21명이 상원의원 선거에도 함께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33년 만에 양원제가 부활하여 상원의원 60명과 하원의원 130명을 함께 선출했다.
대선 정국에서 환경보호 의제가 소외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AP통신은 아마존 내 불법 채굴과 삼림 벌채 문제가 심각한데도 주요 후보들이 안보와 자원 개발에만 집중하느라 환경 공약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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