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잭팟’ 노리는 삼성 노조, SK는 ‘억대 보상’ 현실화
SK하이닉스, 올해 성과급 1인당 5.8억 추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 성과급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기준 SK하이닉스는 직원 한 명당 5억원 이상의 성과급이 거론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40조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성과급 경쟁이 기업의 중장기 성장 여력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13일 재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올해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전사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5% 폭증한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청사진까지 내놓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노조는 최대 45조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셈이 된다.
앞서 노조는 최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약 40조 5000억원 수준의 성과급 재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한 것으로, 이 중 15%를 성과급으로 쓰자는 주장이다.
노조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사업부 성과급 규모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크게 웃돌게 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연간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동일한 10% 수준을 협상안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협상 결렬 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사측과의 교섭을 중단한 노조는 이달 23일 결의대회를 열고, 협상안이 부결될 경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최근 양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논란이 재점화된 배경에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파격적인 실적 전망의 영향이 컸다. 맥쿼리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을 447조원까지 내다봤다. 이 경우 임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12억 9000만원 안팎이란 계산이 나온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20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초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성과급은 1인당 평균 5억 8000만원 수준에 이른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9월 성과급 지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회사가 많은 영업이익을 낼수록 직원들의 성과급도 연동돼 확대되는 구조가 마련됐다.
성과급 확대는 인재 확보와 사기 진작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각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일한 만큼 성과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단기 성과에 과도하게 집중할 경우 기업의 중장기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장 큰 이익이 발생했다고 해서 상당수를 성과급으로 소진할 경우 향후 업황 악화 등 리스크 대응 여력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에 대비한 재원 확보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덧붙였다.
정수연 기자 ss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