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원조 기술 훼손"…한화와 HBM 장비 특허전 격화

강민경 2026. 4. 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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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를 둘러싼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 '양강'의 충돌이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1위 한미반도체와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이 서로를 상대로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맞소송에 나서면서 HBM 공급망 주도권 경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최근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후발주자의 적반하장식 공세"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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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본더 특허 공방…한화 역고소건 먼저 재판 돌입
한미반도체 "적반하장, 기술 탈취 강경 대응"
HBM 생산 차질 우려…공급망 리스크 확산되나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를 둘러싼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 '양강'의 충돌이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1위 한미반도체와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이 서로를 상대로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맞소송에 나서면서 HBM 공급망 주도권 경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최근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후발주자의 적반하장식 공세"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2016년 HBM용 열압착(TC) 본더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듬해 상용화에 성공한 '원조 기업'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특허무효심판 등 우회 전략 대신 본안 소송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측 갈등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024년 12월 한화 측 장비가 자사 핵심 특허를 침해했다며 약 240억원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한화세미텍은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하며 맞섰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한미반도체 장비가 자사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으로 반격했다. 

지난 9일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사건의 첫 변론기일이 열리며 양측은 법정에서 정면 충돌했다. 쟁점은 반도체 적층 과정에서 사용하는 '플럭스' 도포 및 검사 기술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는 구조로 칩 사이를 열과 압력으로 정밀하게 접합해야 한다. 이때 산화물을 제거하고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이 플럭스다. 이를 균일하게 도포하고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이 TC 본더 경쟁력을 좌우한다.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가 플럭스 도포 상태를 검사하는 방식과 조명광 파장 기술 등에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400~500나노미터 대역의 청색광 사용 여부를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반면 한미반도체는 "백색광만 사용하며 기술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반박한다. 검사 방식 역시 개수 기반이 아닌 영역 분석 방식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른 기술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분쟁의 본질을 '공급망 주도권'으로 보고 있다. TC 본더 시장은 그동안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장비 한 대 가격이 30억원 안팎에 이르는 고부가 시장이다. 그러나 한화세미텍이 장비 개발에 뛰어들고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공급망 이원화 전략과 맞물리면서 이번 소송의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정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흐름 속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송 결과에 따라 해당 전략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세미텍이 기술 정당성을 입증하면 후발주자에서 핵심 공급사로 빠르게 도약할 수 있다. 반대로 한미반도체가 승소하면 기존 독점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장비 판매 금지나 설비 폐기 명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HBM 생산 차질로 확산될 수 있는 변수다. 나아가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는 없다. 한미반도체는 "기술 탈취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한화세미텍 역시 "기술 침해에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 수요가 급증하며 반도체 장비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상황에서 이번 분쟁은 단순한 특허 다툼을 넘어선다"며 "결과에 따라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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