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과 생존전략] <4> 든든한 노후와 '다층연금'

안승진 기자 2026. 4. 13. 14: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연금제도 명목상 소득대체율 '선진국 수준'
국민연금 가입 기간 부족·퇴직연금 제도 미성숙에 실질 소득대체율은 저조
각종 공적연금제도·금융상품 활용해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마련해야

올해부터 적용된 보험료 및 소득대체율 인상으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2%가 됐다. 소득이 하위 70%에 해당하는 고령자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단계적 의무가입이 논의되는 퇴직연금 등 연금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국내 연금제도의 명목상 소득대체율은 70%에 달한다. 설계대로라면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은퇴 이후 생애소득의 약 70%를 매달 연금으로 받게 된다. 유럽 주요 선진국의 연금제도를 통한 소득대체율인 70~80%와 유사한 수준이다.

고령자 공공일자리 정보를 살피는 시민들./뉴시스
/국민연금공단

◆ 불충분한 연금…노후소득 부족

국내 연금제도의 명목 소득대체율은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높다. 고령자 10명중 4명은 중위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생활한다. 해외 주요국의 공적연금 도입보다 한참 늦은 1988년에야 국민연금제도가 마련되면서 고령자들이 연금제도에서 소외된 영향이다.

은퇴를 앞둔 40~50대의 전망도 밝지 않다. 국민연금제도는 40년의 납입을 가정해 소득대체율을 산정했지만, 실직이나 빠른 은퇴 등을 이유로 실제 납입 기간이 40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 국민연금 신규 수급자의 납입 기간 평균은 19년9개월(237개월)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오는 2090년에도 납입 기간이 28년(336개월)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국민연금의 실질소득대체율은 30%대 초반에 그치게 된다.

빠른 은퇴를 이유로 '조기노령연금'을 수급하는 경우 소득대체율은 더 낮아진다. 조기노령연금은 국민연금 지급개시 연령인 만 65세보다 최대 5년 일찍 연금을 수급할 수 있는 제도다. '소득 공백'이 이어지면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지난해 7월부로 100만명을 넘겼다.

국가데이터처의 '가계금융복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은퇴자의 평균 나이는 61.6세로 집계됐다. 법적 최소 정년인 60세보다는 1.6년 길지만,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65세보다는 3.4년 빨랐다. 은퇴자 대다수가 재취업을 희망했으나, 재취업자 대부분은 기존 업무와 관계없는 일자리에 종사하면서 임금 감소를 겪었다. 재취업에 실패하는 경우도 잦았다. 국민연금 개시연령은 65세인데도, 대부분의 고령자는 이보다 이른 시기에 은퇴를 겪고 '소득 절벽'에 직면하게 된다.

퇴직연금에도 사각지대가 여전하다. 지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고용주가 매달 일정금액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로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퇴직금 체납을 예방하고, '목돈' 형태로 지급되던 퇴직금 대신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기준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는 735만4000명이다. 전체 가입대상 근로자인 1308만6000명의 53.3% 수준이다. 특히 30인 이하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26.5%에 불과해, 영세한 기업에서 근로할 수록 퇴직연금 가입률이 낮았다. 정부는 올해 안에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영세 사업장의 비용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유형 및 제도별 국민연금제도 요약./안승진 기자

◆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마련해야

은퇴 이후에도 충분한 노후소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중심 축으로 각종 연금제도와 금융상품을 활용한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다층연금)'를 구축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임의가입·추가가입 제도를 활용해 국민연금 소득을 극대화하고, 자신의 소득 수준이나 자산 구조에 따라 주택연금·개인형IRP·연금저축 등 별도의 연금상품을 통해 부족분을 충당해야 한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제도'는 사업장가입자나 지역가입자가 될 수 없는 사람도 보험료를 납입하고 납입한 액수와 기간 만큼 납입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다. 고용주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는 사업장가입자와 달리 보험료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하지만, 국민연금은 다른 연금 제도보다 수익성이 높고 종신지급도 보장한다. 주부·학생 등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라면 임의가입을 우선하는 것이 유리하다.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60~64세를 위한 '국민연금 임의계속가입' 제도도 운영 중이다. 보험료는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이후 연금을 지급받을 때 가입기간과 납입액을 고스란히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조기노령연금 제도를 활용해 조기에 국민연금을 지급받았더라도 지급을 중단하고 임의계속가입제도를 통해 보험료를 납입하면 감액분을 일부 되돌릴 수 있다.

'국민연금 추가납입제도'는 실직·휴직·육아 등을 이유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이 있다면 최대 119개월분까지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험료율은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추가납입 시에는 납입 당시의 소득대체율이 적용되는 만큼, 2026년 내에 납입한다면 9.5%의 보험료율에 42%의 소득대체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 특히 유리하다.

소득에 여유가 있다면 개인형IRP(개인형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등 비과세 혜택이 제공되는 연금상품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두 상품을 함께 이용하면 연 최대 90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상품 유형에 따른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

금융자산이 불충분하지만 부동산을 보유했다면 주택연금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주택연금은 공시가 12억원 이하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 가입할 수 있는 역(逆)모기지형 정책금융상품이다. 현재 거주 중인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매달 지급하며, 지급액은 공시가가 아닌 감정평가액 및 시가를 반영해 지급한다. 지급액은 주택 가격 변동 시에도 보장되며, 배우자·자녀 간 연금 상속도 가능하다. 또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중도 상환을 통해 주택을 유지할 수 있다.

공시가가 12억원을 넘는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에는 민간금융권에서 판매하는 역모기지형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과 비슷한 형태의 역모기지형 상품을 운영 중이며, 주택 가격 변동 시에도 지급액을 보장하는 등 지급 보장 장치도 갖췄다. 단, 중단 시 이자액 등은 주택연금 상품과 상이한 만큼 상품별로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에 가입했다면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유동화 제도는 사망 후 지급되는 보험금 일부를 생전에 미리 지급 받아 연금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0년 이상의 납입이 완료된 종신형 보험 상품이라면 신청이 가능하며, 현재는 연(年) 지급형만 운영되나 올 상반기 내 월(月) 지급형도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