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까요"…'양도세 중과 부활' 앞둔 50대 부부의 고민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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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상 '남남'이 되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 변호사 사무실에도 알아봤습니다. 수십 년 함께 산 부부가 갈라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양도세를 낼 생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50대 A씨는 요즘 아내와 함께 세무 상담과 더불어 법률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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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도, 양도세 중과도 피하고 파"
징벌적 과세에 변칙 등장…'매물 잠김' 우려도

"서류상 '남남'이 되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 변호사 사무실에도 알아봤습니다. 수십 년 함께 산 부부가 갈라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양도세를 낼 생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50대 A씨는 요즘 아내와 함께 세무 상담과 더불어 법률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본인 명의 아파트 외에 아내 B씨도 서대문구에 아파트 한 채를 더 보유하고 있어 '1가구 2주택'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자산 가치는 높지만, 최근 이들 부부는 '세금 방어'를 위해 이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A씨 부부가 고민에 빠진 이유는 오는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끝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기본 세율(6~45%)을 적용받지만, 2주택자인 이들이 5월 9일이 지나 집을 팔게 되면 기본 세율에 20%포인트를 가산하게 됩니다. 3주택부터는 30%포인트를 더해야 합니다.
최근 매도 계획이 생긴 이들은 시세보다 수억원 낮춘 '급매'로 팔아 손해를 보느냐, 아니면 버티다가 세금 폭탄을 맞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구' 단위를 쪼개 각자 1주택자가 되는 '서류상 이혼'이 하나의 고육지책으로 거론된 것입니다.

최고 세율이 2주택자를 기준으로 65%, 3주택자를 기준으로 75%인 양도세 중과 구조가 납세자에게 비정상적인 우회로를 찾게 한 것입니다. 세 부담이 납세자가 수용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나타난 부작용입니다.
고금리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점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급매물로 내놓느니, 차라리 비용이 덜 드는 '변칙 절세'를 택하겠다는 심리가 강해졌습니다. 과거 규제 강화 시기마다 등장한 각종 꼼수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성공 사례로 공유되며 학습 효과를 일으킨 점도 이혼 고민과 같은 극단적 방식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습니다.
한 부동산 분야 전문 세무사 C씨는 "최근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증여나 매도 상담만큼이나 세대 분리 및 이혼에 따른 절세 효과를 묻는 질문이 부쩍 늘었다"며 "실제로 이혼을 감행하기보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세 부담이 크다는 시장의 방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꼼수'가 현실화하더라도 실무적으로 이를 일일이 확인하고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청약 시장의 사례를 보면 단속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청약 시장에서는 가점을 높이기 위한 '위장 전입' 등의 수법이 기승을 부리지만, 행정당국이 전수 조사를 벌여도 유사한 수법이 끊이지 않고 반복됩니다. 수사기관이 아닌 이상 강제 수사권이 없어 거주지 내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사실상 '표적·선별 점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입니다.
이러한 단속의 사각지대는 거래 건수가 훨씬 많고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 깊게 개입된 매매 시장에서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세청이 이혼 후 생계를 같이하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은 세제 정책의 변화에 맞춘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라며 "주택 정책 전반이 '가구당 주택 수'라는 숫자에 맞춰져 있다 보니, 가구를 인위적으로 분리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택 정책을 '주택 수'가 아니라 '주택 가액'으로 전환하는 등 시장의 균형을 찾지 못하면, 규제를 피하기 위한 기형적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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