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촬영지’ 아현1구역 찾은 오세훈, "SH 공공참여로 정비 사각지대 보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중심의 공공참여 주택사업을 통해 민간 정비사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오 시장은 13일 오전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진행된 아현1구역 현장 방문에서 “이 곳은 오랫동안 사업이 멈춰 있었으나, SH가 참여하면서 얽혀 있던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고 사업 추진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민간이 풀기 어려운 문제를 공공이 책임 있게 풀어낸 의미 있는 시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현1구역처럼 민간의 자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는 곳에서는 공공이 역할을 해야 비로소 전환점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마포구 아현동 699번지 일대인 아현1구역은 영화 ‘기생충’ 촬영지로 알려진 곳으로, 신촌로와 만리재로 사이에 위치한 역세권이지만 공덕·아현 일대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노후 저층 주거지로 꼽힌다. 이 일대는 노후도 84%에 달하고 반지하주택이 밀집해 있으며, 최대 59m 높이 차가 나는 경사지형 특성까지 겹쳐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공유 지분 구조로 권리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사업은 장기간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었다. 주민들은 2017년부터 재개발을 원했지만 토지 등 소유자의 약 30%가 분양권을 받지 못하는 구조에 막혀 추진이 지연됐다. 전체 토지 등 소유자 2692명 가운데 740명이 현금청산 대상에 포함된 점도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분양용 최소 규모 주택인 14㎡ 주택을 도입하는 정비계획을 수립했고, 지난달 19일 관련 안건이 수정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금청산 대상자는 156명으로 줄고 584명이 추가로 조합원 자격을 확보하면서 사업은 다시 동력을 얻었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아현1구역은 최고 35층, 3476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된다. 이 가운데 696가구가 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경사지 높이 차를 활용해 손기정로와 환일길 주변 저층부에는 연도형 상가와 개방형 주민시설이 배치되고, 보행자 전용도로와 공공 보행통로도 조성된다. 신촌로변에는 문화공원이, 기존 만리배수지공원과 연접한 위치에는 어린이공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아현1구역을 계기로 SH 중심의 공공참여 주택사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SH는 단순 시행자를 넘어 갈등 중재자이자 사업 촉진자로 참여해 이주비 융자와 대출 이자 지원, 주민협의체 운영비 확대, 관리처분 타당성 검증 기간 단축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주민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시는 현재 SH가 참여 중인 공공재개발 13개 사업지를 중심으로 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사업성이 낮거나 주민 갈등으로 지연된 구역으로도 공공참여 모델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그동안 서울의 주택 공급은 주로 민간 정비사업이 견인해 왔고 앞으로도 그 원칙은 큰 틀에서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현장 점검을 기점으로 아현1구역의 성과를 다른 12개 공공재개발 구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의 속도에 공공의 책임을 더해서 어디서나 변화가 체감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p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