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은 오승환 넘어 KBO 기록을 세울 수 있나… 운명의 열흘, 모두 스스로 하기에 달렸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KIA는 10일부터 12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주말 3연전을 쓸어 담고 올 시즌 첫 3연전 스윕, 그리고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응당 있었어야 했을 이름 하나가 없었다. 바로 팀의 마무리 정해영(25·KIA)이 없었다.
정해영은 10일 첫 경기에 팀이 6-3으로 앞선 9회 경기 마무리를 위해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실점하며 체면을 구겼다. 볼넷으로 자초한 위기에서 강백호에게 투런포를 맞고 쫓겼다. 보통 마무리 투수들은 블론세이브나 패전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마운드를 지키는 경우가 많지만, KIA는 정해영을 내리고 김범수에게 마지막 아웃카운트 두 개를 맡겼다.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된 하락세를 좀처럼 되돌리지 못하는 양상이다. 사실 지난해 중반까지는 구위나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큰 이상 조짐이 없었다. 오히려 구멍이 난 팀 불펜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경기력이 떨어지더니 확실히 반등하지 못한 채 시즌이 끝났고, 그 여파는 올해 개막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88, 그리고 세이브 상황을 두 번이나 해결하지 못하자 KIA도 결단을 내렸다. 11일 경기를 앞두고 정해영을 2군으로 내렸다. 하지만 KIA는 정해영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11일과 12일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11일에는 성영탁이 1⅔이닝 세이브를 거두며 대활약했고, 12일에는 점수 차가 다소 벌어진 가운데 이태양 조상우 등 베테랑 선수들이 침착하게 한화 추격을 막아섰다. 정해영의 공백이 느껴지지는 않은 셈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이 감독은 “한 열흘 정도 빼주고 다시 올려야 할 것 같다”면서 “불안함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올리면 본인도 올 시즌 시작하는 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을 던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시즌 초반이라 아직은 여유가 있는 지금 쉬고 정상적으로 복귀를 도모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정해영의 복귀 타임 테이블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일단 마음을 다스리는 게 우선이다. 그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점검을 하고, 다시 1군에 올라올 전망이다. 이 감독도 정해영의 긴 이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열흘 정도면 정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다만 열흘 뒤 정상적인 구위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냥 복귀하는 게 아니라, 정상적인 정해영이 되어 복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심리적인 부분은 곧 자신감의 지적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 중반부터 마무리라면 구위로 타자와 붙을 수 있어야 한다고 누차 강조를 해왔다. 그런데 올해 초반 구속이 떨어지면서 이 승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정해영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8㎞ 수준이었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구속 자체가 굉장히 잘 나왔다. 하지만 7월 이후 구속이 점차 떨어졌다.
올해는 비록 네 경기 샘플이기는 하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까지 떨어졌다. 10일 경기에서는 144㎞가 채 안 됐다. 추웠던 날씨도 고려해야 하지만 정상적인 수치는 아니었다. 투수는 구속이 떨어지면 자신감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적극적인 정면 승부보다 제구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양상이 있었고, 볼이 되면 고전하기 일쑤였다.

정해영은 다양한 구종이나 제구보다는 역시 구위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높은 릴리스포인트, 그리고 긴 익스텐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리그의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수직무브먼트 등 세부 지표도 좋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 강점을 스스로 발휘하지 못하니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휴식 기간 중 잠시 내려놓고 곰곰이 생각할 대목이 많다.
정해영이 복귀 후 바로 마무리 보직으로 돌아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등판하다 경기력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마무리 보직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반대로 부진이 장기화되면 갈 길이 바쁜 KIA도 보직을 바꿀 수 있다. 모든 것이 정해영 하기 나름에 달린 것이다. KIA도 가장 좋은 것은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정해영이 다시 자신의 보직에서 자기 몫을 하는 것이다.
정해영은 이미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고, 최연소 150세이브까지 하나를 남겨두고 있다. 이 기록은 오승환(전 삼성)이 가진 26세 9개월 20일이다. 정해영이 넉넉하게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록이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최연소 200세이브도 충분히 가능한 선수다. KBO리그 세이브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경력에서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여기서 멈춘다면 군 문제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시련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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