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이어 ‘플라밍고’도…60억 쓴 한강 조형물 절반 철거 [서울IN]

박병국 2026. 4. 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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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만 한강공원 조형물 15점 철거
서울시, ‘2018년 설치’ 37점 중 45% 17점 철거
영화 ‘괴물’ 조형물 흉물 논란 후 서울시 실태조사
15점 중 10점, 2018년 조성 한강예술공원에 설치
지난해 철거된 ‘플라밍고’ 조형물. 이촌 한강공원에 있었다. [한강예술공원 추진단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여의도·이촌 한강예술공원에 60억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 절반 가까이가 노후화로 설치 10년도 안돼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에 설치된 조형물 37점 중 17점(45%)이 철거 조치됐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난해 상·하반기에 걸쳐 한강공원에 있는 조형물 45점 중 ‘플라밍고’ ‘눈부신 위장술’ ‘상상’, 한강어선이야기 ‘바다바람’, 한강어선이야기 ‘해춘’, ‘뉴스트럭쳐 한강’ ‘버드나무’ 등 15점을 철거했다. 12점의 작품에 대해서는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철거에는 총 8621만8000원이, 보수에는 6175만4000원의 비용이 들었다.

지난해 이뤄진 철거는 서울시가 2024년 진행한 대대적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흉물 논란이 인 여의도 한강공원 조형물 ‘괴물’을 철거한 뒤, 같은 해 5~10월 여의도·이촌·망원·광나루·뚝섬 등 한강공원 5곳, 조형물 45점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총 21개가 철거 권고 대상에 올랐다. 나머지는 보수 권고(18개)와 양호(6개) 등급을 받았다.서울시 관계자는 “철거 예산 등을 검토한 결과 일부는 존치시키기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배 모양의 작품인 ‘눈부신 위장술’은 유리가 깨지고 쓰레기가 쌓여 철거됐다. 한강어선이야기 ‘바다바람’은 나무 자재가 부식돼 철거가 결정됐다. 밤섬 이야기 조형물에는 해충 오염물이 발견됐다. 또 한강어선이야기 ‘해춘’은 사실상 방치돼 철거가 불가피했다. 내구성 측면에서 문제가 생긴 ‘플라밍고’도 결국 철거됐다. ‘플라밍고’는 분홍색 폐비닐로 플라밍고가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을 형상화해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끈 작품이다. 착시효과로 유명세를 탔던 이촌공원의 ‘미루나무’도 결국 철거를 피하지 못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있던 ‘괴물’ 조형물. [연합]

지난해 철거된 조형물 15점 중 10점이 한강예술공원에 있는 작품이다. 서울시는 2018년 여의도와 이촌에 한강예술공원에 조성하며 각각 13점, 24점 등 총 37점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투입 예산은 102억원으로 이 중 조형물 설치에만 60억원이 들어갔다. 조형물 한 점당 평균가격이 1억원이 넘어가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2017년에도 광나루 공원에 도미부인 설화를 바탕으로 설치한 조형물에는 2억900만원이 예산이 들어갔다.

한강예술공원이 조성되면서 2017년 말 기준으로 19개였던 한강공원의 조형물은 2018년 56개로 크게 늘어났다. 이후 풍수해 피해와 생애주기 만료 등으로 ▷2019년 3점 ▷2020년 2점 ▷2021년 4점이 철거됐다. 2021년에 철거된 조형물에는 흉물 논란을 빚은 이촌 한강공원의 ‘북극곰’도 포함됐다.

2024년 6월 철거 중인 여의도 한강공원의 조형물 ‘괴물’. [연합]

한강공원 노후 조형물에 대한 본격적인 철거가 이뤄진 시기는 2024년부터다. 영화 ‘괴물’을 형상화한 여의도 공원 조형물인 ‘괴물’에 대해 다시 흉물 논란이 일면서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후화되고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조형물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한강예술공원에서만 7점의 조형물이 철거됐다. 지난해까지 합하면 2018년에 설치된 37점 중 17점(45%)이 설치된 지 10년도 되지 않아 철거됐다.

철거된 대부분의 조형물들이 사용연한(생애주기) 3년이 훌쩍 넘어 노후화된 조형물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8년 한강예술공원을 조성할 조형물의 사용연한 자체를 3년으로 잡았다”며 “3년 짜리 조형물을 설치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현재 서울 지역 한강공원에 있는 조형물은 29개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이촌 한강공원에 있는 조형물 ‘버티컬 호라이즌’을 철거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공원 내 조형물에 대해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보수·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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