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값이 아니라 이동비가 됐다”… 제주 하늘길, 요금 급등에 삶의 동선이 바뀐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4. 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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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3만 4,100원 ‘역대 최고’… 감편까지 겹쳐 좌석·가격 동시 압박
“며칠 미루면 가격 달라져”… 예약 지연이 곧 추가 비용, 도민 이동에 영향


제주를 오가는 항공요금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비용 부담은 여행 수요를 줄이는 수준에서 나아가 병원 진료와 가족 방문, 출장 등 일상 이동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유류할증료 인상과 항공편 축소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제주 노선은 가격과 좌석이 함께 조여지는 흐름에 들어섰습니다.

■ 유류할증료 4.4배 인상… 가격 기준선이 급상승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3만 4,100원으로 인상합니다. 기존 7,700원에서 4배 넘게 오른 수준입니다.

여기에 진에어와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도 같은 금액을 적용합니다.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금액입니다.

이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항공사 연료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유류할증료는 일정 기간 평균 유가를 반영해 산정되는 구조여서, 유가가 진정되더라도 항공권 가격이 바로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최근 유가 흐름이 반영되는 방식이라 단기간에 다시 낮아지기는 쉽지 않다”고 “유가 변수까지 이어질 경우 당분간 지금과 같은 비용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 “어제 본 가격이 오늘 없다”… 예약 시점, 비용으로 바뀌다

김포~제주 노선 주말 일반석은 현재 10만 원대 초반에서 시작하지만, 출발일이 가까워질수록 13만~15만 원대까지 올라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격 상승 폭보다 그 변동 속도입니다.

출발일을 며칠만 늦춰도 동일 조건 항공권 가격이 달라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예약 시점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항공권 게시판과 여행 커뮤니티에는 “이틀 사이 왕복 요금이 10만 원 넘게 올랐다”, “검색해 둔 표가 다시 보니 사라졌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약을 미루는 것 자체가 비용 증가로 맞물리는 구조입니다.

■ 특가 좌석은 있어도 접근성 떨어져… 실구매 구간은 이미 이동

항공사들은 특가와 할인 좌석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주 노선에서는 체감이 제한적입니다.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할인 좌석이 빠르게 소진되고, 일정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검색 초기 화면에서는 저가 항공권이 노출되지만 실제 결제 단계에서는 일반 운임만 남는 경우가 반복됩니다.

결국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는 가격대는 검색 시점보다 높아지는 흐름입니다.


■ 관광보다 먼저 흔들린 ‘도민 이동’

특히 제주에서는 항공편이 관광 수단을 넘어 생활 이동망입니다.

섬을 벗어난 다른 지역 병원을 이용하거나 가족을 방문하고, 업무를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항공편 이용이 필수적입니다.

이 때문에 항공료 상승은 관광객보다 도민에게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이동 횟수를 줄이거나 일정을 조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상은 관광객뿐 아니라 일상적 이동이 필요한 도민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감편까지 겹쳐 좌석 줄어… 가격을 낮출 여지 더 제한적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항공사들은 감편 운항부터 비상 경영에 돌입했습니다. 좌석이 줄어들면 가격 인하 여지는 더 좁아집니다.
더구나 제주처럼 항공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좌석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입니다.

최근 슬롯 재배분 흐름까지 겹치면서 제주 노선 좌석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료 인상보다 더 큰 부담은 좌석 감소”라며 “두 요인이 겹치면 제주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를 더했습니다.


■ 제주도 대응 나서… 비용 자체를 낮추는데 한계

제주도는 관광업계와 긴급 회의를 열고 항공 증편과 특별기 확대, 대형기 운용 등을 통해 좌석 확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원도 요청할 계획입니다.

관광업계 자금 지원도 병행합니다. 1,000억 원 규모 관광진흥기금 융자에 더해 300억 원 규모 특별융자를 시행하고, 금리를 낮춰 부담을 줄일 방침입니다.

전세버스 업계에 대한 융자 한도도 확대했습니다.

다만 항공요금을 직접 낮출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입니다. 비용을 줄이기보다 부담을 완화하는 대응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 지금 벌어진 변화… 가격이 아니라 이동 기준 달라져

유류할증료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감편으로 줄어든 좌석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항공요금 부담은 일정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 노선은 관광 수요만으로 설명되는 시장이 아닙니다.

비용 상승과 좌석 축소가 동시에 이어지면 영향은 관광을 넘어 지역 전반으로 확산됩니다.

또 다른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요금이 오르는 국면이 아니라 좌석과 가격이 같이 묶이는 구간”이라며 “이 상태가 길어지면 관광 수요보다 도민 이동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관광뿐 아니라 지역 전반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며 “항공 접근성 확보와 현장 지원을 동시에 추진해 충격을 줄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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