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피는 안다, 세계 어느 바다가 수은에 오염됐는지를
바닷새 혈액 표본 분석 수은 조사
북태평양·북대서양 오염도 높아
대형 조류 앨버트로스 특히 취약

전 세계에 사는 바닷새 혈액을 분석한 결과, 북태평양과 북대서양이 수은에 가장 많이 오염된 바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 오염이 가장 덜 된 바다는 남극해였다.
13일 일본 과학계에 따르면 나고야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108종, 1만1215마리의 바닷새 혈액 표본을 분석해 생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해양 수은 오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사이언스 오브 더 토털 인바이런먼트’에 게재됐다.
수은은 화석연료 연소를 기초로 한 인류의 산업화 때문에 대기 중으로 다량 배출됐다. 대기에 녹아든 수은은 비를 만나면 지상으로 떨어지는데, 이를 통해 결국 바다도 수은에 오염된 것이다.
연구진은 전 세계 바다의 수은 오염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군함조, 갈매기, 가마우지 등 바닷새의 혈액 성분을 들여다봤다.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존 연구진이 수집한 1만556건의 혈액 표본에 자신들이 2017~2024년까지 일본, 미국 알래스카, 뉴질랜드 등을 돌아다니며 추가 수집한 659마리의 표본을 더했다.
기존 연구 방식은 대기 중 수은 낙하량에 해류와 수온, 염분 등의 영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조합해 수은 오염 정도를 추정했지만, 이번 연구는 살아 있는 생물 몸에 축적된 수은량을 직접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북태평양과 북대서양에서 채취한 바닷새 혈액에서 1g당 1.5~3.5㎍(마이크로그램, 1㎍은 100만분의 1g)의 수은이 나왔다고 했다. 전 세계 평균보다 약 2배 높았다. 반면 남대서양과 남극해에 사는 새에게서는 혈액 1g당 0.1~0.5g만 나왔다. 수은 농도가 낮았다.
연구진은 몸에 수은이 많이 쌓이는 바닷새들은 특별한 식성이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주로 중층 해역, 즉 수심 200~1000m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을 잡아먹는다는 점이다. 바닷새는 이렇게 깊은 수심까지 잠수할 수 없지만, 밤이 되면 오징어 같은 일부 해양 생물이 알아서 수면으로 올라오는 습성이 있다. 이때 먹이 활동을 하다 몸에 수은이 쌓인 것이다.
연구진은 수은 오염 분석 방식을 ‘장소’가 아닌 ‘새 종류’로 바꾸면 날개폭이 3.5m에 이르는 대형 조류 앨버트로스가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앨버트로스 63%가 수은 오염과 관련해 ‘위험’ 상황으로 분류됐다. 앨버트로스는 중층 해역에서 올라오는 먹이를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조류인 데다 수명도 약 50년이어서 수은 농축이 장기간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향후 전 세계 단위의 해양 수은 오염 정도를 규명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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