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왜 안 망하나?...비밀은 '장마당 부동산'과 '지하 자본가'[어쨌든 경제]

유은길 2026. 4. 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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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 관계에 미묘한 해빙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유감 표명'에 북한 김여정 부장이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주식 시장의 남북 경협주들이 일제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북한은 지난 1970년대 국가 재정난으로 공장들이 부업지를 운영하며 토지 거래가 시작됐고, 80년대 주거난을 거쳐 2000년대 시장화 정책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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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명의 빌린 아파트 분양
수익 30%는 국가...사금융 지탱 '기묘한 공생'

[이데일리TV 유은길 경제전문 기자] 최근 남북 관계에 미묘한 해빙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유감 표명’에 북한 김여정 부장이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주식 시장의 남북 경협주들이 일제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극심한 대북 제재 속에서도 북한 경제가 버티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북한 출신 경제학자 최설 박사(북한대학원대학교 심연북한연구소 연구원)는 지난 10일 ‘어쨌든 경제’ 방송 초대석 코너에서 그 답을 ‘장마당 자본주의의 고도화’에서 찾았다.

■ 미사일 도발의 역설: “나를 봐달라”는 고도의 전략적 포석

북한은 최근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지만, 최 박사는 이를 단순한 무력 시위가 아닌 ‘이중 메시지’로 분석했다.

미·중 회담 겨냥한 존재감 과시로 다음 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자국의 존재감을 부각함으로써 협상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라는 견해다.

긴장과 유화의 ‘줄타기’ 차원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면서도 김여정 부장의 담화를 통해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북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이중성’이라는 지적이다.

최 박사는 “현재 상황에서 개성공단 같은 대규모 경협은 어렵지만, 대학 간 MOU나 지식 산업 같은 낮은 단계의 비정치적 교류부터 시작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 집 팔아 돈 번다...사회주의 북한에 등장한 ‘부동산 큰손’

가장 놀라운 점은 북한의 부동산 시장이다.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인 사회주의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영구적 이용권’이라는 명목하에 활발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70년대 국가 재정난으로 공장들이 부업지를 운영하며 토지 거래가 시작됐고, 80년대 주거난을 거쳐 2000년대 시장화 정책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분양은 민관 합작 시스템으로 최근 평양이나 신의주의 고층 아파트들은 개인이 자본을 투자하고 국가의 명의를 빌려 건설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는 수익의 약 30%를 국가에 상납하는 조건으로 건설 인허가를 받는다.

국가는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고, ‘돈주(신흥 자본가)’는 분양권을 팔아 부를 축적하는 ‘기묘한 공생 시스템’이 북한 경제의 실질적인 하부 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 은행 대신 ‘고리대금’...암시장이 지탱하는 지하 경제

공식 금융 시스템이 마비된 북한에서 자금의 핏줄 역할을 하는 것은 국가 은행이 아닌 ‘사금융(암시장)’이다.

최 박사는 “지난 2006년 상업은행법을 제정해 개인의 돈을 양성화하려 했지만, 재산 몰수를 두려워한 주민들의 외면으로 실패했다”며 “현재는 개인 고리대금 업자들이 부동산 투자와 물류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의주나 나선 특구에는 중국 자본까지 유입되어 이용권 매매를 통한 수익 환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붕괴론은 시기상조...지하 자본주의의 복원력 무서워

많은 전문가가 제재로 인한 북한 경제의 붕괴를 점쳤지만, 최 박사의 시각은 달랐다. 그는 북한 경제가 버티는 핵심 동력으로 ‘지하 자본주의의 복원력’을 꼽았다.

국가가 통제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생존 방식을 터득했고, 이것이 권력층과 결탁하며 강력한 생존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법적 보호 장치가 없는 ‘정글’같은 시장인 탓에 정치적 이유로 하루아침에 가산을 몰수당할 수 있는 위험은 여전하다.

최 박사는 “북한 주민들도 드라마 등을 통해 남한의 발전상을 잘 알고 있다”며 “2018년 평화의 봄처럼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 북한 주민들도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어쨌든 경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이데일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다.

[사진=어쨌든 경제 방송 캡쳐] 최 설 박사(사진 우측)가 10일 '어쨌든 경제' 방송에 출연해 유은길 경제전문기자(사진 좌측)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은길 (eg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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