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매국노 발언에 TV조선 기자 "선택적 인권…유대인 학살 표현 반발 불러"
KBS "청와대는 언급자제" 국힘 "매국노라는 비수꽂아"
일부학계 "이 대통령 메시지, 윤리의 언어로 봐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이스라엘군 관련 영상 SNS 게시를 '가짜뉴스', '외교참사'라고 비판한 야당과 언론을 빗대어 보편적 인권을 강조하면서 매국행위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TV조선 기자가 “선택적 인권이 아니냐는 지적”, “유대인 학살 표현이 안들어갔으면 이스라엘이 이렇게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KBS는 청와대는 보편직 인권을 강조한다고 밝히면서도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을 옥상에서 발로 밀어떨어뜨리는 영상을 SNS(X)에 올렸다가 2년 전 영상이며, 피해자도 시신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2년 전 영상이라고 밝힌 뒤 “시신이어도 국제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 외교부의 반발과 야당과 언론의 비판이 나오자 12일 이 대통령은 재차 X에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을 매국노라 부른다”라며 “심지어 국익을 포함한 공익추구가 사명인 정치와 언론 영역에서도 매국행위는 버젓이 벌어진다”라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침략적 전쟁은 부인된다”라며 “그게 우리 헌법정신이자 국제적 상식”이라고 역설했다.
신유만 TV조선 앵커는 지난 12일 '뉴스7' <이스라엘과 '외교참사' 비판에… “매국노” 맞불> 앵커 멘트에서 이 대통령의 글을 두고 “정치권과 함께 언론까지 직접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라며 “자신의 메시지를 왜곡해 국익에 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TV조선은 리포트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이스라엘 논란과 관련해 야당의 비판 수위가 지나치게 과격했다”고 말했다면서 청와대 내에선 인권에 대한 강조 대신 외교 갈등 논란만 부각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TV조선은 “이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라고 내다봤다.
이태희 TV조선 기자는 '뉴스7' 스튜디오에 출연해 '뭐가 매국이라는 거냐'는 신유만 앵커 질의에 “인도적 차원의 메시지를 정치적으로 왜곡하거나 비난하는 건 결국 국익을 해치는 일종의 매국 행위와 다름없다고 지적한 건데, 야당에선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이 잇따라 나왔다”라며 “인권이 그토록 중요하다면, 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이나,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선 침묵해 왔냐는 것이다. 이른바 '선택적 인권' 아니냐는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이 기자는 '이스라엘 측의 반응 수위가 매우 높았다는 게 외교 갈등 우려의 핵심'이라는 질의에 “'이 대통령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나 '강력한 규탄'이란 표현이 등장하는데, 외교가에서는 통상 적대국의 도발을 비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란 반응”이라며 “서방의 다른 정상들도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격을 비판해 왔지만, 우리 대통령에게만 강하게 반발하는 건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특히 민감해하는 홀로코스트, 유대인 학살을 언급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보편적 인권을 지적하더라도 유대인 학살이란 표현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강하게 반발하진 않았을거란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윤희 KBS 앵커는 '뉴스9' <“인권 존중은 상식” 재반박…여 '옹호' 야 '반발> 앵커 멘트에서 이 대통령의 매국노 발언을 두고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말로, 이스라엘뿐 아니라 정치권, 언론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라고 평가했다.
KBS는 해당 리포트에서 청와대가 '보편적 인권 문제를 언급한 것'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다만 관련 언급 자체를 자제 중인데, 파장이 더는 확산해선 안 된다는 기류도 강한 거로 알려졌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 SNS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모두 발언 뒤 질의응답은 돌연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동안 기자들의 얼굴까지 공개하며 질의응답을 공개해온 브리핑 방식과는 달랐다.
전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의 X 영상 인용을 두고 미디어오늘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보편적인 인권에 대한 메시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전 대변인은 비공개로 진행된 기자단 질의응답에서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질의를 했으나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
한편,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자신의 명백한 과오를 지적하는 야당과 언론을 향해 '매국노'라 쏘아붙이는 적반하장식 태도는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의 끝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라고 반발했다.
이에 반해 팔레스타인 시민단체와 국내 일부 단체에 이어 일부 학계에서도 이 대통령의 발언을 평가하는 목소리를 냈다.
전국 교수·연구자 모임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일동은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표현을 넘어, 인간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책임을 환기하는 윤리적 언어로 이해되어야 한다”라고 평가한 뒤 “전쟁과 학살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표현의 형식이나 외교적 기술만을 문제 삼는 것은, 본질적 질문을 회피하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정치적 편의에 가까운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적인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민간인 보호라는 국제사회의 최소한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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