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반란’이라던 가짜 뉴스, 발원지가 된 대통령의 ‘X’
“국익 훼손 매국노”는 누구
K-방산 위기자초, 알고 있나
이것이 ‘보편적 인권’인가

"가짜 뉴스는 반란 행위다." 지난 6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내뱉은 서슬 퍼런 경고다. 그러나 이 엄포가 무색하게도, 불과 사흘 뒤 대통령 스스로가 가짜 뉴스의 발원지가 되어 국제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공유한 영상 하나가 발단이었다. "이스라엘군(IDF)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소년을 고문한 뒤 옥상에서 던졌습니다"라는 설명이 붙은 영상이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2년 전 교전 중 사망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의 시신을 처리하는 장면이었다.
대통령이 인용한 'Jvnior'라는 X 계정은 이스라엘 외무부가 공식적으로 "해당 계정은 반이스라엘 허위 정보와 거짓을 유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지목한 바 있다. 그런 계정에서 2024년 조작한 영상이었는데, 이 대통령이 잘못 인용했다.
문제는 단순한 '실수'에서 끝나지 않았다. 가짜 뉴스임이 밝혀졌음에도 이 대통령은 사과 대신 "시신이라도 국제법 위반"이라며 판돈을 키웠다. 심지어 이스라엘의 방위 행위를 '위안부 강제 동원'이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에 비유하는 악수(惡手)를 뒀다. 이는 국가 지도자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힘든 경솔함이자, 외교적 파멸을 자초하는 행위였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반응은 즉각적이고도 강렬했다. "용납할 수 없으며, 강력하게 규탄한다(unacceptable and warrant strong condemnation)"는 반응을 내놓았다. 'unacceptable'이나 'condemnation'은 외교적으로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이다.
이스라엘은 특히 이 대통령의 SNS 발언이 나치가 600만 유대인을 학살한 것을 기리는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날에 나왔다는 점에 경악했다. 이스라엘 측은 "사실을 확인하고 발언하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 이례적인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우리가 자랑하는 K-방산의 핵심 기술, 즉 무기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하는 레이더와 전자전 기술의 상당 부분은 이스라엘과의 협력에서 나온다. FA-50의 레이더, KF-21의 정밀 타격 기술, 천궁-II의 설계 개념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전장에서 살아남은 기술'이 깊숙이 박혀 있다.
이스라엘과 척을 진다는 것은 곧 우리 방위산업의 기술적 원천과 결별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어디 그뿐인가. 세계 금융계를 주무르는 유태인 네트워크와, 트럼프 행정부 내의 친이스라엘 유태인 세력까지 고려한다면, 이번 발언은 향후 한미 관계의 거대한 뇌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사우디, UAE 등 이란과 적대적인 중동 우방국들과의 관계 역시 위태로워진다.
국민들의 걱정이 쏟아지자 이 대통령은 급기야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매국노"라는 낙인을 찍었다. "존중해야 존중받는다"며 역지사지를 강조했지만, 정작 본인은 국민을 존중하지 않고 가르치려 든다. 특히 그가 주장하는 '보편적 인권'은 지극히 선택적이다.
"대한민국 영토인 북한 땅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인권 유린에는 침묵하면서, 왜 수천 km 떨어진 중동 분쟁에는 이토록 '도덕적 결벽증'을 보이는가"라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아직도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는데, 정작 그 화살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AFP, 알자지라 등 외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다.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가 나아가는 진로와 같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가짜 뉴스를 인용하고, 그 가짜뉴스를 커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지도자에 의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존중해야 존중받는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가짜뉴스로 우방을 모독하고 국민을 매국노로 모는 대통령을 국제 사회는 과연 존중의 눈으로 볼까. 대통령의 '입'이 국가 최대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시중의 말을 청와대도 직시해야 한다.
김경국 시사평론가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