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 '패가망신' 경고등…'API' 악용 시세조정 빈번

김창성 기자 2026. 4. 13. 12: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세 조회·자산 확인에 매수·매도까지 한 번에 자동화 가능한 서비스로 널리 통용
시장가 매수·매도 반복하는 인위적 거래 부풀리기로 가격 올리는 시세조종 만연
가상자산거래소·증권사와 이용자를 상호 연결하는 프로그램인 API를 악용한 시세조종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상자산 거래시장에 '패가망신' 경고등이 켜졌다. 가상자산거래소·증권사와 이용자를 상호 연결(통신)하는 프로그램인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악용한 시세조종 사례가 늘며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API가 다양한 맞춤형 주문 실행, 실시간 시장 데이터 조회, 계좌 정보 조회 등의 기능을 제공해 널리 활용되지만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 큰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눈속임 통해 이용자 홀리는 '불공정거래' 만연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PI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용자가 거래소 매매시스템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 주문·매매가 가능해 효과적인 거래수단이라는 평가다.

API를 이용한 거래는 거래대금(매수·매도)의 30%대를 차지할 만큼 널리 통용되지만 눈속임을 통해 이용자에 피해를 끼치는 악용사례도 발견된다. 시장가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매매를 유인하거나 거래가 활발한 듯한 외관을 형성하며 불공정거래에 이용된 사례가 확인된다.

API를 이용한 주요 불공정거래 사례는 크게 네가지다. 네가지 주요 사례는 ▲시장가 매수·매도를 반복해 거래를 인위적으로 부풀리며 시세조종 ▲허수매수·취소를 반복해 매수호가 잔량이 많은 듯한 외관 형성 ▲다수 계정끼리 통정매매를 반복해 시장상황 왜곡 ▲ 고가매수 반복 제출해 목표 매도가격까지 가격 견인 등이다.
가상자산거래소와 증권사·이용자를 연결하는 API가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이를 악용한 시세조종 사례도 있어 이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자료는 API로 다수 계정끼리 통정매매를 반복해 시장상황을 왜곡하다 적발된 사례. /자료=금감원
이 같은 '가상자산 시세조종 행위' 수법은 지난해 금감원이 가상자산시장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인지돼 적발됐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 된 바 있다.

당시 적발된 혐의자들은 대규모 자금을 보유했다. 가상자산을 선매수하고 목표가격에 매도주문을 미리 제출한 이후 목표가격까지 인위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키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했다.

1인이 시세조종 대상 종목을 선정 및 공지하면 다른 혐의자가 활발한 거래처럼 보이도록 API를 통해 매매를 반복했다. API가 작동되는 중에도 직접 고가매수 주문을 반복 제출하는 등 가격을 상승시키기 위해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벌였다.

이들은 가상자산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거래소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화면에서 표시되는 가격변동 표시가 일반 이용자들에게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듯한 외관을 만들기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악용해 거래체결 횟수를 더 부풀렸다.


"과도한 이상주문=불공정거래 의심 필요"


금융당국은 과도한 단주매매·가장매매 등 이상주문을 발견하면 API를 통한 '불공정거래'를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주매매는 가상자산에 대해 소량의 매수·매도 주문을 짧은 시간에 반복 제출해 활발히 거래가 이루어지는 외관을 형성한 뒤 가격변동률을 심화시켜 이용자들의 매매를 유인하는 행위다.

API를 이용한 이 같은 과도한 주문행위는 인위적인 거래성황 외관 형성에 해당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매수·매도주문이 상호 체결되는 경우에는 '가장매매'에 해당할 수 있다.
API를 활용한 가상자산 거래가 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매 유인 목적으로 체결가능성이 희박한 주문을 제출하고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경우 허수 주문으로 간주돼 시세조종 행위에도 해당될 수 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공유되는 고빈도 단주매매 코드를 무분별하게 사용, 거래량과 가격을 과도하게 변동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큰 손실이 발생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API 거래 조건을 사전 설정해 놓은 뒤 시장상황이 급변하면 의도치 않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이용자가 시장상황에 즉시 대응하기 곤란해 미리 설정한 매매조건과 현재의 시장 상황을 수시 모니터링하는 등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 'API Key' 유출도 주의해야 한다. 유출시 의도치 않게 불법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 API Key는 가상자산 등 거래 과정에서 편리하게 이용되지만 본인인증을 거쳐 발급되는 거래지시 수단인 만큼 엄격한 통제를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API Key 유출로 불공정거래, 자금세탁 행위 등 불법행위가 발생되면 의도치 않게 공범으로 간주돼 형사처벌 소지가 있다.

김진영 금감원 가상자산조사국 가상자산조사팀 팀장은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API 주문에 대해서는 정밀한 시장 감시 기준을 마련하는 등 거래소의 모니터링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PI를 이용해 과도하게 매매를 반복한 계정이 확인되면 신속히 기획조사를 실시해 엄정 조치하는 등 건전 시장질서 확립에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sidae.com

Copyright © 동행미디어 시대 & sida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