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조’ 우주괴물 온다…스페이스X 상장에 전세계 투심 들썩[머니 인사이트]

문이림 2026. 4. 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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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6월 사상 최대 IPO 예고
머스크의 ‘다행성 인류’ 집념 결과물
기업가치 1.75조달러…시총 세계 6위
‘최대 750억달러’ 사상최대 공모 관측
테슬라·xAI와 합병 가능성에 주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구에 소행성이 떨어지거나 기후 재앙이 온다면? 인류가 한 행성에만 사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겠다는 엉뚱하고도 거대한 집념에서 출발했다. ‘민간 우주 시대’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든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스페이스X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예비 심사 신청서를 비공개 방식으로 제출했다. 상장 목표 시점은 오는 6월로 알려졌다.

목표 기업가치는 1조7500억달러(약 2600조원)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가 IPO 목표 기업가치를 2조달러로 상향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만약 스페이스X가 목표 가치로 상장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글로벌 시가총액 6위에 올라선다.

공모 규모 역시 전례 없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최소 400억달러에서 최대 7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사우디아람코가 세운 기록(290억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블록버스터 급 IPO’로 글로벌 자본시장을 흔들고 있는 스페이스X는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 때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SF소설 ‘파운데이션’에서 영감을 얻은 머스크는 인류에게 지구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며, 생존을 위한 ‘플랜 B’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페이스X의 궁극적인 목표도 인류를 ‘다중행성종’으로 만드는 것이다. 2029년에 인류를 화성에 보내고 2050년까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화성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머스크가 제시한 비전이다.

문제는 화성에 가기 위한 로켓이 없다는 것이었다. 머스크는 구소련 시절 개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조해 발사체로 활용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러시아 로켓 설계자들은 로켓 판매를 거부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직접 로켓 제작 비용을 계산한 머스크는 “로켓을 직접 만들고 재사용할 수 있다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2002년 5월 스페이스X를 탄생시킨다.

머스크는 페이팔 매각으로 얻은 자금 중 1억달러를 투입해 첫 로켓 ‘팰컨1’ 개발에 나섰다. 세 번의 발사 실패 후 2008년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는 민간이 개발한 액체연료 로켓 가운데 최초의 성공 사례다.

이후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팰컨9’을 개발하며 우주 산업의 비용 장벽을 무너뜨렸다. 2024년 기준 스페이스X는 총 2390개의 위성 및 우주선을 궤도에 올렸다. 이는 전 세계 전체 발사 개수의 약 83%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 드래곤 우주선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스페이스X의 사업 구조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와 로켓 발사를 담당하는 발사 서비스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망을 통해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스페이스X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다.

또 다른 축은 발사 서비스다. 스페이스X는 ‘팰컨9’을 통해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 NASA와 국가 안보 기관, 민간 위성 사업자 등이 주요 고객이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매출은 2020년 이후 올해 연평균 약 48%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15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해엔 200억~238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는 스페이스X가 IPO 시장에서 1조750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핵심 근거로 평가된다.

일론 머스크는 그간 화성 정기 운행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상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태양광 발전 기반 우주 데이터센터 개발이 머스크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다. 이를 위해서는 수백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머스크가 생각을 바꿔 IPO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의 상장 방식은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다. 통상 IPO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전체의 5~10% 수준이다. 스페이스X는 이를 최대 30%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머스크의 ‘팬덤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예상 유통주식 비율은 약 3~5%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5월 말 로드쇼를 시작으로, 6월 8일에는 21개 은행 125명의 분석가를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연다. 6월 11일에는 개인 투자자 1500명을 초대해 설명회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도 주목할 부분이다. 상장 이후에도 머스크가 경영권을 쥘 수 있도록 이중 의결권 구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주주가 늘어도 의사결정은 머스크 한 사람이 한다는 뜻이다.

시장의 관심은 머스크가 구축해 온 ‘머스크 제국’의 향방에 쏠리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이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힌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 댄 레비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현재 시점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머스크가 자신의 기업들이 점차 하나의 생태계로 수렴하고 있다고 언급해 온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실제로 그는 최근 테슬라·스페이스X·xAI 간 협력 프로젝트를 잇달아 공개하며 사업 간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테슬라의 AI 기술을 우주 산업에 적용하겠다는 장기 비전도 내놨다. 이 같은 협력 구상이 공개되면서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합병하는 구조일지, 혹은 별도의 법인을 설립할지 여러 의견으로 나뉘고 있으나, 어떤 시나리오든 두 업체의 결합은 최근 모멘텀이 부재했던 테슬라에게 새로운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논리를 부여할 수 있다”고 짚었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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