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코인, 보호예수 자사 토큰 담보로 차입…투자자들 `분노`
조만간 초기투자자 보호예수 해제시기 공개 앞두고 슬쩍 현금화
보호예수 풀릴 땐 토큰값 급락 불 보듯…트럼프 일가 우선 인출
투자자 저스틴 선 "위장한 함정"…월드리버티 "대출 상환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직접 운영하는 디지털자산 사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Inc.)이 투자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보호예수된 자사 토큰을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코인을 차입한 것이 알려진 것으로, 투자자들은 토큰 가격 급락 이전에 트럼프 일가만 먼저 현금화하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선의 비판은 월드 리버티가 자사 WLFI 토큰을 담보로 대출 플랫폼에 예치한 뒤 이를 바탕으로 7500만달러를 차입한 조치를 둘러싼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비판론자들은 이 같은 방식이 토큰 대량 언락(=보호예수 해제)으로 신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기 전에 월드 리버티가 현금을 먼저 빼낼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월드 리버티는 담보를 추가로 넣어 이를 막을 수 있다며 이런 비판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대변인 데이비드 왁스먼은 “월드 리버티가 어떤 포지션에서든 ‘빠져나오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오히려 로드맵에 따라 더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이미 대출금 2500만달러를 상환했다고 덧붙였다.
왁스먼 대변인은 “우리는 건전한 리스크 관리에 전념하고 있으며, 포지션과 담보 구조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그래서 이미 33%를 상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WLFI 토큰 가격은 지난해 일부 물량이 거래 가능하도록 언락된 이후 반토막 이상 하락했다.
월드 리버티는 WLFI 토큰 30억개를 대출 프로토콜 돌로마이트(Dolomite)에 예치하고, 이를 담보로 7500만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빌렸다고 밝혔다. 돌로마이트 공동창업자인 코리 캐플런은 월드 리버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기도 하다.
WLFI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해당 포지션이 청산돼 토큰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매도세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 X상에서도 돌로마이트 대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WLFI 투자자이자 에어드랍얼러트닷컴 운영자인 모르텐 크리스텐센은 “프로젝트가 자체 토큰을 대출 담보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며 “투자자들에게 공포와 의심, 분노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캐플런을 포함한 돌로마이트 측 인사들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 조치가 특히 더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월드 리버티는 조만간 초기 투자자들이 보유한 WLFI 토큰의 80%를 언락하는 일정을 정하는 안건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토큰이 언락돼 추가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면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다.
비판론자들은 만약 해당 포지션이 돌로마이트를 통해 청산된다면, 월드 리버티는 다른 매도자들보다 먼저 사실상 현금화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돌로마이트 역시 부실채권을 떠안을 위험이 있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겸임교수이자 스테이블코인 전문가인 오스틴 캠벨은 “사실상 월드 리버티 팀이 개인투자자에게 물량을 떠넘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드 리버티는 자사 포지션을 방어할 재정적 여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게시글에서 “청산과는 거리가 멀다”며 “솔직히 말해 시장이 우리에게 극단적으로 불리하게 움직이더라도 담보를 더 추가하면 된다”고 밝혔다.
반발은 단순히 대출 구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3월 월드 리버티는 핵심 의사결정에서 초기 투자자들의 의결권을 줄일 수 있는 거버넌스 제안을 밀어붙였다. 선은 해당 투표를 “사기”라고 비판하며, 핵심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고 결과도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2025년 선은 또 프로젝트가 자신의 WLFI 토큰 지갑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언락된 코인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월드 리버티는 선의 블랙리스트 주장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프로젝트 측은 X에 “우리에겐 증거가 있다. 우리에겐 진실이 있다”고 게시했다.
월드 리버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이 공동 창업했다. 선은 지난해 트럼프와 함께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대통령 브랜드와 이번 논란이 얽혀 있다는 점은 업계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를 제기한다. 공시, 잠재적 이해상충, 그리고 정치적 브랜드가 사실상 개인투자자가 참여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핵심 축이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일부 단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돌로마이트 관련 거래는 온체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상장회사와 달리 대부분의 디지털자산 토큰 프로젝트는 정기적인 감사 재무제표 공시, 내부자 거래 공개, 거래소 수준의 독립적인 이사회 감독 등과 같은 공시·지배구조 체계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외부 투자자들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군, 오늘 밤부터 이란 해상 봉쇄 예고…국제유가 8%↑(종합)
- "서울 미친 집값 못 버텨 경기도민 됐습니다"…탈서울 급증
- 트럼프 ‘다음 차례’ 위협에…쿠바 대통령 “죽을 각오 돼 있어”
- 이란 협상 대표, 미국에 “지금 휘발유 가격 즐기시라”
- "폭탄 떨어진 줄"…식당 폭발 사고로 잠자던 15명 부상(종합)
- 살해된 홍대 앞 회사원 2명…“음식점 차리려고 범행” [그해 오늘]
- "네 남편 아이 임신했다"…집 찾아와 '이혼' 요구한 막장 알바생
- 그린 재킷 주인공 보러 가자... 23만 원짜리 티켓이 1600만 원까지 폭등
- 전광훈, 석방 후 첫 집회 "감방 감사…4억 넘게 받아"
- "그냥 감방 처넣어라"...부모도 포기한 10대들, 풀어줬더니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