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 속도...대규모 인사이동 진행 "내 자리 스스로 찾아야"...일반직원 재배치 과정서 혼선·불안 확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사진=뉴스1
박윤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KT에서 후속 인사를 둘러싼 내부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인력 재배치가 진행되는 가운데, 몸담고 있던 조직이 사라진 일부 구성원들은 자신이 몸담을 조직을 스스로 수소문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 효율화와 인적 쇄신을 내건 대규모 개편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인사 운영 방식에 대한 불안이 번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새 대표체제에 맞춰 대규모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KT는 지난 3월 31일 박윤영 대표 선임 직후 임원 수를 약 30% 감축하고 주요 부서장을 전면 교체하는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높이고 'AX 플랫폼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 단위 수가 줄어들면서 자신이 몸담은 조직이 사라진 부서의 직원들이 다른 부서로 이동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
회사가 일괄적으로 보직을 직권 조정하는 경우도 있으나 적지 않은 이들은 다른 부서의 빈 자리를 직접 수소문하며 이동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KT 관계자는 "조직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누가 어디로 가는지 기준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 직원들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는 보직 조정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기존 직급보다 낮은 직급으로라도 현재 부서에 잔류하거나, 다른 부서로 빨리 이동해 자리를 잡길 희망하는 사례가 거론된다. 인사 불확실성이 직원들 사이에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가 요구하는 방향에 따르지 않을 경우 향후 인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서 이동을 거부하고 현업 부서에 남기를 고집하다 이후 평가나 승진에 불이익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선택권이 주어진 것처럼 보여도 이를 온전히 자율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사 진통은 박 대표가 내세운 조직 효율화 기조에 기인한다. 이번 개편에서 임원 조직 축소에 더해 지역 조직을 7개 광역본부에서 4개 권역으로 통합 재편하고, 보안 기능을 '정보보안실'로 모으는 등 전반적인 슬림화와 재정비에 나섰다.
KT의 연구개발(R&D)을 담당한 기존 기술혁신부문은 이번 개편을 통해 IT부문과 AX미래기술원으로 나뉘었다. 이 과정에서 KT의 자체 AI 모델 '믿음'을 개발한 AI퓨처랩과 생성형AI랩은 '프론티어AI랩'으로 통합됐다. 기존 AI퓨처랩 내 AI 시너지 담당은 신설된 '에이전틱AI랩' 산하로 재배치되는 등 AI 조직 전반에 걸쳐 인사 이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대규모 인사이동이 필요한 만큼 인사 선택권을 주며 팀워크를 강화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또다른 KT 관계자는 "조직개편 이후 후속 인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일률적으로 자리를 정해 내려보내는 방식보다 구성원 역량과 조직 수요를 함께 고려해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협업이 가능한 조직으로 재정비하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조직을 가볍게 만들고 실행력을 높이는 작업이지만 현장에서는 배치 원칙과 보직 기준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인사 혼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평가다. 조직 재편 속도와 별개로 후속 인사 과정까지 매끄럽게 관리하지 못하면서 내부 피로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