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반짝돌풍? 베스트슬립, 쇼룸에 연 150억…시몬스·에이스 초긴장

전민준 기자 2026. 4. 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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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비중 20%로 확대·전국 30개 쇼룸 고정비 압박
베스트슬립의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꼽힌다. 사진은 전남 순천시 풍덕동에 있는 베스트슬립 쇼룸./사진=베스트슬립
최근 시몬스와 에이스침대, 코웨이 등 대형 침대·매트리스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베스트슬립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지 반짝 돌풍에 그칠지 관심을 모은다.


매출은 '수직 상승', 이익은 '수평 이동'… 규모의 경제 실종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스트슬립(법인명 지큐브스페이스)은 2025년 매출액 1500억~2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1187억원으로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다시 기록적인 성장을 이어간 셈이다.

다만 수익성은 역행하고 있다. 2024년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77억원) 대비 44.6% 급감했다. 2025년 역시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여전히 40억원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늘어날수록 이익률이 개선되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외형 성장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과 고정비 지출이 선행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뒤따르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베스트슬립의 수익성 둔화 배경으로 공격적인 시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의 역설'을 꼽는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침대·매트리스 업체들의 광고선전비 비중은 일부 기업의 경우 매출 대비 최대 2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0%포인트(p) 이상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스포츠 등 무리한 마케팅 경쟁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쇼룸 유지비만 최대 150억… 공격적 확장, 독 됐나


베스트슬립은 '수면의 질이 곧 경기력'이라는 메시지를 선점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올해 6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 파견 업체로 참여해 현지 숙소에 맞춤형 매트리스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지난 2월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등 주요 국제 대회마다 '팀코리아'의 공식 후원사로 나서며 선수촌에 제품을 전량 공급해왔다.

여기에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 근대5종 전웅태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정상급 스타 플레이어들을 후원하고 있다.

전국 단위 쇼룸 확대에 따른 고정비도 부담이다. 통상 체험형 쇼룸 1곳당 연간 최소 2억원에서 최대 5억원 수준의 운영비가 발생한다.

2026년 4월 현재 베스트슬립이 전국 30개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최소 60억원에서 최대 150억원의 운영비가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은 갖췄지만, 비대해진 비용 구조를 관리하지 못하면 수익성 개선은 요원할 것"이라며 "향후 매출 규모에 걸맞은 효율적인 이익 구조 확보가 생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출혈 경쟁 우려…샌드위치 국면 탈피가 숙제


전문가들은 후발주자인 베스트슬립의 외형 확대 마케팅이 업계의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은 시몬스와 에이스침대, 코웨이 등이 각각 매출액 기준 약 20~25%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견고한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한샘, 현대리바트 등 가구 브랜드들이 추격하는 가운데 베스트슬립은 약 5~7%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추격하는 형국이다.

베스트슬립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힌 시몬스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온라인 저가 브랜드들 사이에서 끼어 있는 '샌드위치' 구조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단순한 가격 경쟁이나 마케팅 의존에서 벗어나 제품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독자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해 고객을 유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장 초기에는 외형 확대가 최우선이지만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이익률 관리가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며 "외형과 내실 간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경영 전략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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