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퇴 사유 묻지 마라’ 했지만···전북 교사 70% “여전히 사유 요구”

김창효 기자 2026. 4. 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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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교원의 조퇴·외출 시 사유 기재를 없애는 방향으로 관련 예규가 개정됐지만 전북 지역 교사 10명 중 7명은 여전히 사유 기재나 구두 보고를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으로 보장된 모성보호시간까지 통제되는 등 일선 학교의 ‘복무 갑질’이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지난 1~8일 전북 지역 교사 456명을 대상으로 벌인 ‘교원 복무 사용 실태’ 설문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일반 공무원은 2017년 인사혁신처 지침으로 연가 사유 기재가 폐지됐지만 교원은 9년이 지난 올해 초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개정을 통해서야 같은 권리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개정 취지대로 사유를 기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8.5%(129명)에 그쳤다.

응답자의 44%는 여전히 개인 용무나 병원 진료 등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하고 있었다. 사유 기재 대신 구두 결재를 요구받는 등 절차가 오히려 까다로워졌다는 응답도 8%였다. 제도 개정에도 절반 이상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서는 관리자 재량에 따른 권리 침해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주관식 응답에는 112명이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제시했다.

임신 사실을 보고한 뒤 담임으로 배정된 한 교사는 “모성보호시간을 사용하려 하자 관리자가 여러 차례 면담을 요구하며 ‘8시간 근무를 하지 않아 걱정된다’고 압박했다”고 답했다. 특수교사에게 병가 시 대체 인력을 직접 구하도록 요구하거나 가족 병원 진료를 이유로 연가를 사용한 교사에게 반복 사용 여부를 문제 삼은 사례도 있었다.

개정 예규의 단서 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복무 사용을 제한하는 관행도 이어졌다. ‘수업 등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경우’라는 규정을 근거로 교무실 내 최소 인원을 강제하거나 특정 요일에 의무 일정을 배치해 조퇴를 사실상 차단하는 방식이다. 시험 출제를 위한 초과근무를 제한하거나 무인경비 시스템으로 출퇴근을 통제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학교급별 격차도 뚜렷했다. 개정 예규 준수율은 초등학교 35%, 유치원 25%, 공립 중·고교 24% 순이었다. 사립 중·고교는 16%에 그쳤다.

사립학교와 유치원의 폐쇄적 구조가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사립학교 교사는 “법인 이사장이 교사 근태까지 보고받는 구조라 조퇴 사유를 문서로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원장과 원감에게 이중 보고를 해야만 휴가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전북도교육청의 대응을 비판했다. 노조는 “공문 안내 수준으로는 현장 관행을 바꾸기 어렵다”며 “관리자 인식이 변하지 않으면 제도 개정은 실효성을 갖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이 실태 점검과 지도·감독을 강화해 특히 유치원과 사립학교의 위반 사례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근무 학교에 따라 교사의 권리가 달라지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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