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담은 개미들]① 86만명 1인당 3400만원 '30조 바구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증권사 주식을 가진 개미 투자자가 1년 새 17만명 가까이 불어나며 86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바구니에 담고 있는 증권사 지분 가치만 30조원에 육박하고, 한 사람으로 따져도 3400만원을 웃돌 정도로 규모가 상당했다.
역대급 증시 호황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증권사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지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20개 증권사의 주식을 소유한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86만2812명으로 집계됐다.
소액주주는 우선주 등 종류주식을 제외하고 보통주 기준 지분율이 1% 미만인 경우다. 또 비상장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각각의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증권사 소액주주는 한 해 동안에만 20% 이상 많아졌다. 2024년 말까지만 해도 69만5677명으로 70만명을 밑돌았으나, 지난해를 거치며 24.0%나 증가해 80만명대 중반이 됐다. 이렇게 늘어난 머릿수만 16만7135명에 달했다.

소액주주들이 바구니에 담고 있는 증권사 주식의 가치는 총 29조3866억원, 1인당 평균 금액은 340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의 보통주 종가를 바탕으로 각 증권사 소액주주들의 주식 보유량과 인원수를 적용해 산출한 값이다.
소액주주 몫의 지분 가치가 가장 큰 곳은 메리츠금융으로 6조3429억원이었다. 한투금융의 소액주주 지분 시가총액이 5조980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 △삼성증권(4조2439억원) △미래에셋증권(4조1483억원) △키움증권(3조1656억원) △NH투자증권(2조4851억원)의 해당 금액이 조 단위를 나타냈다.
소액주주 한 사람당 지분 가치는 메리츠금융이 1억759만원, 키움증권이 1억734만원으로 1억원 이상이었다. 한투금융 소액주주도 9573만원으로 1억원에 가까웠다. 그다음으로 △신영증권(6845만원) △NH투자증권(2799만원) △미래에셋증권(2076만원) △한양증권(1501만원) △DB증권(1940만원) △현대차증권(1249만원) △대신증권(1880만원)의 소액주주 1인당 지분 가치가 1000만원을 웃돌았다.
증권주 종목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난 배경에는 증시 활황이 자리하고 있다. 증시가 전체적으로 활기를 띠면서 증권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2024년 말까지만 해도 2399.49에 머물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말 4214.17로 1년 만에 75.6%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 곡선이 지속되며 2월 26일 6307.27로 장을 마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증권사 주가 역시 치솟았다. 조사 대상 증권사 종목들의 지난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67.2%에 달했다. 더 나아가 올해 1분기에도 추가로 42.4% 상승했다. 증시와 맞물려 증권사들의 실제 성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들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총 12조7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7.0%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오다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증시 호조에 증권주 중심으로 디스카운트 국면을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다만 이제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성장 기반의 다양성을 갖춘 증권사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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