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방역 위협하는 ‘나프타 쇼크’…주사기·수액 등 수의용품 품귀

이미쁨 기자 2026. 4. 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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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만 해도 주사기 100개들이 한상자를 5000원에 샀는데 지금은 3만5000원으로 껑충 올랐어요. 그나마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입니다."

본지 취재 결과 가축전염병 방역과 반려동물 진료 현장에서 주사기, 수액 포장재, 의료용 마스크·장갑 등을 구하지 못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농촌 방역 현장은 '당혹'=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동물용 주사기는 용량에 따라 1·3·10㏄ 등의 규격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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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백신접종 미뤄질까 우려
도시서도 반려동물 치료 ‘걱정’
정부 대응에 동물의료용 포함을
동물용 일회용 주사기(왼쪽 사진). 한 동물병원 약품보관실에 있는 수액제 상자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수의사회

“한달 전만 해도 주사기 100개들이 한상자를 5000원에 샀는데 지금은 3만5000원으로 껑충 올랐어요. 그나마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입니다.”

중동 전쟁이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른바 ‘나프타 쇼크’는 수의업계 분야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본지 취재 결과 가축전염병 방역과 반려동물 진료 현장에서 주사기, 수액 포장재, 의료용 마스크·장갑 등을 구하지 못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인수공통감염병 발생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같은 수의용품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방역망이 흔들리고 동물·사람의 건강이 함께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촌 방역 현장은 ‘당혹’=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동물용 주사기는 용량에 따라 1·3·10㏄ 등의 규격으로 나뉜다. 주사기 한상자당 평소 5000∼7000원 정도 하던 것이 최근에는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다는 게 수의업계 관계자 얘기다. 실제로 9일 오후 6시 기준 온라인쇼핑몰 쿠팡에선 3만∼5만원대의 주사기 상자포장품이 ‘품절’ 상태로 나와 있다.

방역 현장에선 당혹감을 피력했다. 경기 파주의 한 대가축 동물병원장은 “수액 포장재 생산이 어렵다는 소식을 접하고 1개월치 정도밖에 남지 않은 물량에서 추가 확보에 나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초 구제역이 발생한 우제류 사육현장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 1∼2월 인천 강화, 경기 고양에서 구제역이 세차례 발생해 방역당국은 2월27일까지 경기 김포·고양·파주·양주, 서울·인천 전역 소·염소 농가 1957곳의 29만2000마리를 대상으로 예방백신을 긴급 접종하게 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백신접종 간격이 6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지역은 이르면 7∼8월께 대량의 주사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 관계자는 “지역별 접종 시기에 차이가 있지만 전국 단위 3·9월 접종 체계는 유지된다”며 “조기 접종한 지역엔 백신 항체 형성이 유지되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4월초 기준 주사기 부족으로 방역에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도시에선 반려동물 치료에 ‘쩔쩔’=수의용품 부족은 도시지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의료용 장갑·마스크가 부족하다는 말도 있지만 가장 시급한 건 주사기 수급”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김은경씨(51)는 5일 수액 투여에 사용하는 ‘나비침’을 온라인으로 주문했으나 다음날 판매업체에서 ‘공급사 수급문제로 배송이 어렵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동물 의료용품은 관심 사각지대?=동물 의료용품분야가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인체 의료제품을 중심으로 우선 대응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관계부처와 함께 보건의료단체 12곳 관계자를 만나 의료제품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12곳엔 대한수의사회와 한국동물약품협회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6차 회의’에서도 의약품 등 포장재 가격 상승과 재고 감소에 대한 우려는 나왔지만 동물 의료용품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나 논의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과 관계자는 “인체용과 겹치는 주사기 품목을 중심으로 수급불안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한수의사회·동물약품협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청취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협력해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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