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협상 결렬은 단기악재, 시장은 이미 실적에 초점"

전병윤 2026. 4. 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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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보고서


하나증권은 13일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 결렬에도 시장의 초점은 이미 경기와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양측의 협상 결렬은 단기 악재로 휴전의 틀과 대화의 문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 국제유가(WTI) 115달러 이상 구간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2분기 위험자산의 훼손 정도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유가 115달러 선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초점은 다시 경기와 실적으로 이동하고 그 중심은 역시 반도체라는 판단이다.

협상 결렬 이후 시장 되돌림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최악을 단정할 시점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국제유가(WTI)는 주간 기준으로 13.4% 하락했고 코스피 지수는 큰 부침 이후에 빠르게 반등했다"며 "아직 시장이 상정하는 극단의 공포 구간이 고착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WTI 115 달러 이상 구간이 장기간 이어질 때 비로소 한국 증시에 대한 판단을 한 단계 더 보수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그 전까지는 충격의 존재와 추세 훼손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이목은 이미 경기와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 3월 수출은 861억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은 328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치로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51.4%에 달했다. 그는 "단순한 가격 반등만이 아니라 물량과 가격이 함께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자금은 서사보다 숫자로 이동하는데 지금 가장 선명한 숫자는 반도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은 그 흐름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이후 SK 하이닉스에 대한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상향됐다. 이에 대해 실적 시즌 초입부터 반도체 이익 컨센서스가 위로 열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정리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결국 사이클 산업이라서 시장은 늘 사이클의 끝을 먼저 찾는다"며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완전히 같은 잣대를 들이대기 어려운 건 AI(인공지능) 인프라라는 새로운 축이 들어와 있어 길다는 이유만으로 끝을 선언하기 어렵고 결국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게임이론적으로 이번 국면은 치킨게임이자 소모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협상은 흔들릴 수 있고 발언 수위도 높아질 수 있지만 그것이 곧 파국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양측 모두 강경함을 보여야 협상력이 생기지만, 파국의 비용 역시 스스로 감당해야해서 표면적으로는 충돌과 결렬이 반복되더라도 실제로는 출구를 열어두는 전략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시장이 뉴스의 헤드라인에는 흔들려도, 가격의 극단으로 바로 이동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최근 WTI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WTI 115 달러 이상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이번 조정은 실적 중심 재편의 과정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2분기는 분산보다 선택과 집중의 시기이고 선택지는 여전히 실적이 보이는 곳,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병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