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방산·우주항공 핵심 소재…"알루미늄 판재 국내 생산라인 구축해야"

조가현 기자 2026. 4. 13. 10: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동 전쟁과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국제질서 재편은 이제 불가피합니다. 우리 주변에 흔해 보이는 것들이 더이상 흔하지 않고 귀해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현재 시급한 것 중에 하나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과 방산, 우주항공 등 미래 성장 동력 산업을 위한 고부가가치 알루미늄 판재 라인 국내 구축입니다."

드론·로봇·방산·우주항공 등 한국이 미래 먹거리로 꼽는 산업 전반의 핵심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고부가가치 판재 생산 라인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인터뷰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이 4일 서울 강남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에서 알루미늄 판재 공급망 국내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생기원 제공

"중동 전쟁과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국제질서 재편은 이제 불가피합니다. 우리 주변에 흔해 보이는 것들이 더이상 흔하지 않고 귀해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현재 시급한 것 중에 하나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과 방산, 우주항공 등 미래 성장 동력 산업을 위한 고부가가치 알루미늄 판재 라인 국내 구축입니다."

4일 서울 강남구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에서 만난 이상목 원장은 전략적 핵심 소재 공급망 위기를 우려했다. 그중에서도 알루미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론·로봇·방산·우주항공 등 한국이 미래 먹거리로 꼽는 산업 전반의 핵심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고부가가치 판재 생산 라인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가격은 중동전쟁 여파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련소인 바레인 알바(Alba)와 아랍에미리트(UAE) 에미리트글로벌알루미늄(EGA)이 미사일 공격을 받으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류까지 막히면서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원장은 전쟁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본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미국이 중국의 저임금과 전세계 저가 원자재를 끌어다 쓰며 돈을 찍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가 급등하면서 그 구조의 한계가 드러났고 미중 갈등까지 겹치면서 미국이 핵심 소재 산업을 자국 안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내 알루미늄 제련소가 실제로 세워지고 있다. 노벨리스·스틸 다이나믹스·센추리 알루미늄 등이 대규모 증설과 신규 제련소 건설에 나섰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세계 철강 수요가 연평균 0.18% 감소하는 동안 알루미늄은 3.06% 성장했다.

이 원장은 "세계화 시대 공급망은 경제 가치를 중심으로 교역하지만 안보 가치로 중심이 옮겨가면 가격에 상관없이 공급을 끊어버린다"며 "국면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도 한국 방산·항공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경계심을 키우며 계약을 해도 1년 넘게 납품을 미루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판매를 끊을 수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알루미늄 판재 20만 톤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직접 생산 라인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만 톤 규모 판재 라인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건 3000억~4000억 원의 투자, 300명의 인력, 4만 평의 부지"라며 "새만금 같은 입지에 기술과 설비, 이를 하나로 묶는 시스템통합(SI) 업체만 갖춰지면 충분하다"고 했다.

기술적 토대는 이미 마련돼 있다. 생기원이 개발한 '에코 알막(ECO-Almag)'이다. 알루미늄의 강도를 높이려면 마그네슘을 섞어야 한다. 기존에는 1급 발암물질인 베릴륨을 써야 했고 마그네슘을 5%까지밖에 넣지 못했다. 

김세광 생기원 소재공급망연구부문 수석연구원은 산화칼슘(CaO)으로 산화를 제어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발암물질 없이 마그네슘을 9%까지 넣고도 찢어지지 않으며 기존 철계 설비를 그대로 쓸 수 있어 열처리 공정도 사라진다. 이미 중견기업 APS에 30억 원 규모로 기술을 이전했고 국방과학연구소와 경량소재 국산화 협약도 체결했다.

이 원장은 "공급망이 미중 두 블록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입장이 애매해지면 정작 소재가 필요한 순간 어느 쪽에서도 공급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며 "판재 공급망을 우리가 갖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아사이언스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