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필한 만큼, 플라스틱은 아껴요 [만리재사진첩]

김영원 기자 2026. 4. 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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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오늘부터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시작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 3년간 줄인 새 플라스틱 병 개수가 29만9543개라고 쓰여 있다. 알맹상점에서는 소비자가 가져온 용기에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무게만큼 담아 구매할 수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그냥 사서 쓰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여기선 공병에 제가 쓸 만큼만 담아갈 수 있어서 좋아요.”

반나희씨가 12일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각종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알맹상점은 화장품, 먹거리, 세제 등 생활용품 300여종을 내용물만 사갈 수 있는 가게다. 소비자들은 직접 가져온 용기에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무게만큼 담아 구매할 수 있다. 새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도 줄이는 건 덤이다.

“직접 계량하고 필요한 만큼만”…처음 와도 즐거운 경험

이날 오후 알맹상점에는 다양한 생필품을 쓰고 싶은 만큼만 사가는 소비자들이 여럿 방문했다. 처음 알맹상점에 방문해 베이킹소다를 구매한 신희주씨는 “인스타그램 릴스가 재밌어서 궁금증에 와봤는데 내가 직접 계량해서 필요한 만큼만 사서 쓰는 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단골 손님인 황혜원씨는 “1인 가구인데 식재료를 소량으로 사서 버리지 않고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도토리 건조묵 19g, 월계수잎 2g, 팔각 3g, 페퍼론치노 10g, 통계피 14g 등을 구매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신희주씨(오른쪽)와 이주화씨가 베이킹소다를 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황혜원씨가 고른 식재료를 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리필권 들고 세탁세제 채우러 온 단골…"비건 제품도 많아요.”

“집에 있는 건 다 여기서 리필”해서 쓴다는 양지영 씨는 지난 5일 쓰레기 없는 마라톤 ‘무해런’에 참가했다가 세탁세제 리필권을 받았다. 양 씨는 이날 투명 용기를 가져와 세탁세제 300㎖를 리필했다.

비건 친구와 함께 사는 양씨는 “우리 집에서는 대부분 비건 제품을 쓰려고 노력하는데 알맹상점은 비건 제품도 많아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한 이용자는 에코백에 일회용 렌즈 용기를 가져와 하얀색 플라스틱 뚜껑 수거함에 넣었다. 플라스틱 물병은 뚜껑을 닫고 버려도 재활용이 되지만, 알맹상점은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기 위해 PP 또는 PE 재질 병뚜껑 등을 색깔별로 구분해 회수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양지영씨가 세탁세제를 소분할 용기를 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양지영씨가 가져온 용기에 세탁세제를 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양지영씨가 세탁세제를 소분해 담고 제품명과 무게를 적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정부도 캠페인 시작…“규제가 더 효과적” 지적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부터 6개월간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을 시작한다. 중동 전쟁으로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의 공급이 불안정해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지만, 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매장 이용, 재생원료 제품 사용 등 9가지 실천 수칙을 제시하고 시민 참여를 독려한다.

그러나 캠페인만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명희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정부 차원에서 캠페인보다 더 적극적인 규제가 의미 있다”며 “차량 부제 운행처럼 규제 성격을 띤 조치, 예를 들어 실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 같은 확실한 규제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가 보완되기까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소중한 이유다.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한 가게는 자원순환 실천 플랫폼(https://www.recycling-info.or.kr/act4r2/main)에서 찾아볼 수 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 공병들이 진열돼 있다. 용기를 가져오지 않은 소비자는 가게에 마련된 공병을 이용할 수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한 소비자가 컨디셔너를 용기에 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 손비누 등이 진열돼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황혜원씨가 청귤칩을 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반나희씨가 각종 비누를 살펴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 다회용 빨대 등이 진열돼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 해외 맥주병 재활용 컵이 진열돼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 낱개로 판매하는 샤프심 등이 진열돼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알맹상점에서 한 이용자가 일회용 렌즈 용기를 자원순환 분류함에 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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