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7000명 직고용, ‘제2의 인국공 사태’ 안되려면 [기자24시]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2026. 4. 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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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하청업체 소속이던 보안요원 일부를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하던 날, 현장은 축제 분위기가 아니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직원 7000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안을 지난 8일 발표했다.

발표 다음날 기존 정규직 포스코 노조는 회사 결정에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포스코는 채용 전환 기준, 근로자 처우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지 않은 채 직고용 방침부터 발표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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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지난 2020년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하청업체 소속이던 보안요원 일부를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하던 날, 현장은 축제 분위기가 아니었다. 기존 정규직들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반발로 노노(勞勞) 갈등이 시작됐다. ‘공정’을 내걸었던 정책이 기존 직원들과 협의 없는 졸속 발표로 인해 오히려 거대한 내부 균열을 만들어냈다.

국내 최대 철강사 포스코가 비슷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직원 7000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안을 지난 8일 발표했다. 기존 본사 정규직(약 1만7000명)의 40%에 달하는, 단일 기업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발표 다음날 기존 정규직 포스코 노조는 회사 결정에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핵심은 “공감대 형성이라는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된 일 처리”라는 비판이었다. 블라인드 등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힘들게 입사 시험 준비를 왜 했나”라는 자조적인 글도 쏟아졌다.

포스코는 채용 전환 기준, 근로자 처우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지 않은 채 직고용 방침부터 발표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채용 기준이 하루빨리 공개되지 않으면 형평성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막대한 재무적 부담을 제대로 고려했는지도 의문이다. 포스코 정규직 직원 기준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 1억1000만원대다. 업황이 가라앉고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정비 급증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왜 이토록 급하게 직고용 카드를 꺼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15년을 끈 불법 파견 소송 리스크를 끊고 노란봉투법 압박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명분은 있다. 하지만 내년 연임을 앞두고 원·하청 구조 개선에 드라이브를 거는 현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추려는 의도가 더 강하게 읽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번 결정이 시장 우려대로 정부 눈치만 보다 내린 궁여지책에 그쳐선 안 된다. 인국공 사태가 ‘선발표 후수습’의 실패였다면 포스코는 달라야 한다. 기존 직원들과의 충분한 협의, 직무·성과 기반의 투명한 채용 기준 마련, 재무적 부담 상쇄안 발굴이 직고용보다 먼저다.

산업부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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