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르무즈해협, 공급 대란보다 통행료 지불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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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규범이나 명분보다 각국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국면입니다."
NH투자증권 전병하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전개되는 흐름을 두고 이같이 진단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부 원자재 이사 역시 "현재 시장은 지정학적 충돌 자체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과 공급 차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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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04달러 급등…공급 차질 우려 여전
황병진 NH투자증권 이사 "경제적 페이오프 고민할 때"
![전병하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 해외채권/지오폴리틱스 전문 수석 연구원 [출처=EBN 남영재 기자 ]](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3/552778-MxRVZOo/20260413084554502exqa.jpg)
"지금은 규범이나 명분보다 각국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국면입니다."
NH투자증권 전병하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전개되는 흐름을 두고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기준이 존재했다면, 현재는 '질서보다 실리'가 우선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렬 이후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항구 봉쇄를 시사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출처=Vessel tracking data compiled by Bloomberg]](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3/552778-MxRVZOo/20260413082358401afsz.png)
실제 해협 통행량 역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시간 1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는 대부분 한 자릿수 수준으로 떨어졌다. 평시 하루 약 135척이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마비 상태'에 가깝다.
선주들이 군사 충돌 지역 운항을 기피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이란 관련 선박이나 일부 제한된 국가 선박만 통과하는 등 정상적인 물류 흐름은 크게 훼손된 상태다.
다만 일부 비이란 국적 초대형 유조선이 통과하며 일시적으로 하루 600만 배럴 수준의 물동량이 관측되기도 했지만, 이는 일회성에 그치며 공급 차질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봉쇄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약 200만 배럴 규모의 이란 원유 수출이 차단되며 글로벌 공급이 추가로 압박받을 것"이라며 "확전 리스크 역시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페이오프 관점에서 통행료 내는 게 낫다
이처럼 유가가 급등하고 물류가 위축된 배경에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목줄' 역할을 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특성이 자리한다.
전병하 수석연구원은 "국제법적으로는 통행료 부과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부 원자재 이사 역시 "현재 시장은 지정학적 충돌 자체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과 공급 차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초대형 유조선(VLCC) 기준 통행료가 약 200만 달러라면 배럴당 1달러 수준에 불과하지만, 해협이 정상적으로 개방될 경우 국제 유가는 최소 20달러 하락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제적 페이오프 관점에서는 통행료를 부담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글로벌 질서의 변화까지 시사한다.
전 연구원은 "과거에는 명분과 규범이 우선했다면, 현재는 각국이 손익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지정학 리스크가 점차 '경제적 의사결정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충돌 자체보다 '얼마를 잃고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시장 판단의 기준이 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유가 흐름은 단기 변동성과 중장기 안정 흐름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황병진 이사는 "현재 유가는 협상 기대와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혼재된 상태"라며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변수는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라며 "해협이 정상화되더라도 생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해 유가는 점진적 안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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