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나홍진·연상호 칸으로… 韓 영화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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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0편 진출의 굴욕을 딛고 다시 칸 영화제로 향한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나홍진 감독, 그리고 K-좀비 장르를 개척한 연상호 감독까지 한국 영화의 활약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호프'로 첫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한국 감독 최초로 장편 연출작 전부가 칸의 초청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비록 칸 경쟁 부문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개성 강한 한국 영화들이 해외 유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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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호프' 경쟁 부문 진출, '헤어질 결심' 이후 4년 만
박찬욱 감독,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

지난해 0편 진출의 굴욕을 딛고 다시 칸 영화제로 향한다. 특히 지난 3년간 경쟁 부문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며 한층 깊어진 한국 영화 위기론을 뒤로하고 재도약에 나선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나홍진 감독, 그리고 K-좀비 장르를 개척한 연상호 감독까지 한국 영화의 활약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79회 칸 영화제 초청작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호명됐다. 이는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제작사와 협업한 '브로커' 이후 4년 만의 성과다. '호프'는 경쟁 부문에 오른 20편의 작품과 함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한국의 거장들,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 나란히
나홍진 감독에게도 이번 초청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장편 데뷔작 '추격자'로 2008년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이후, '황해'(2011)로 주목할 만한 시선, '곡성'(2016)으로 비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칸과 인연을 이어왔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호프'로 첫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한국 감독 최초로 장편 연출작 전부가 칸의 초청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나홍진 감독이 구축해온 독창적인 작품의 세계관이 글로벌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나홍진 감독은 칸 진출 이후 "영광스럽다"며 "남은 시간 동안 더욱 분발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공포, 판타지 등 장르 영화 가운데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화제작을 엄선해 심야에 상영하는 섹션이다.
연상호 감독 또한 칸과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2012년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감독주간에 초청된 데 이어, '부산행'(2016)으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반도'(2020)로 오피셜 셀렉션(공식 상영)에 초청된 바 있다. 그동안 애니메이션과 실사로 독창적인 스토리를 선보인 데 이어 OTT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 그는 이번 초청을 통해 글로벌 장르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욱 감독은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칸을 찾는다. 한국 영화인이 심사위원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칸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으로 꾸준히 성과를 이어왔다. 특히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거장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했다. 박찬욱 감독의 심사위원장 위촉은 단순한 초청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 영화인이 세계 영화계의 중심에서 작품을 평가하는 위치에 올랐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가진다.
위기 돌파하는 동력, 현지 반응은?
칸 영화제의 단골인 세 감독이 나란히 함께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 감독들의 작품성이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최근 위축됐던 한국 영화의 존재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는 비록 칸 경쟁 부문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개성 강한 한국 영화들이 해외 유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됐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17' 홍상수 감독의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민규동 감독의 '파과' 등이 초청됐고,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는 13년 만에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다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인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여기에 천만 영화의 부재까지 겹치며 산업 전반의 침체가 이어졌다.
암울한 소식이 잇따랐던 영화계에 칸 진출은 모처럼 전해진 경사다. 지난해 뚜렷한 흥행 성과는 없었지만, 중소형 영화들의 선전으로 창작의 영역이 확대됐음을 확인됐다. 여기에 올해 국제적으로 검증된 거장 감독들의 신작이 글로벌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영화의 경쟁력 회복 흐름이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2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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