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변경·라인전환 발목”…LG엔솔, 하반기 ESS 반등 시험대

김창수 기자 2026. 4.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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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매출 6.5조·영업손실 2078억…보조금 제외 시 손실 3975억
북미 EV 둔화·라인전환 비용 부담…ESS 확대, 하반기 실적 변수로
GM 합작공장 ESS 전환·테슬라 공급망 부각…전기차 편중 탈피 관건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LG에너지솔루션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분기 적자전환하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전기차(EV) 수요 둔화에 따른 단순 부진이라기보다 북미 EV 시장 냉각, 생산보조금 회계 반영 방식 변경,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전환 초기 비용 등이 겹친 결과라는 점에서 해석이 단순하지 않다. 시장 시선은 1분기 적자 규모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중심 포트폴리오 흔들림을 ESS로 얼마나 빠르게 메워낼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 LG엔솔 1분기 실적, 전년 대비 적자전환…AMPC 보조금 제외 시 수익성 하락

LG에너지솔루션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6조5550억원, 영업손실은 207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0.3% 감소했다. 

실적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른 보조금 1898억원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매출은 6조3652억원, 영업손실은 397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된다. 겉으로 드러난 매출보다 실제 수익성 체감이 더 나빴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실적이 전기차 업체들 수요 감소 영향으로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전했다.

회사 실적 부진 1차 원인은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주요 고객사 전기차 생산 조정 여파 속 배터리 수요 약세에 직면해 있다. 특히 GM이 일부 전기차 공장 운영을 조정한 데다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도 전기차 전지 수요 둔화 영향을 받고 있어 북미 주력 파우치 배터리 공장 가동률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아울러 이번 분기 매출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는데도 영업손실 폭이 커진 배경에는 회계상 AMPC 반영 방식 변경과 함께 북미 생산거점 전기차용 라인 ESS용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즉 매출은 일시 요인으로 방어됐지만 수익성 면에선 구조 전환 비용을 먼저 치른 셈이다.    

그렇다고 이번 적자를 곧바로 중장기 체력 약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금 밀어붙이는 경영 방향성은 분명하다. 전기차 둔화로 비어가는 설비를 ESS로 돌려 북미 전력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달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을 ESS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오는 2분기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위해 휴직 인력 700명을 복귀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도 이번 전환이 EV 수요 둔화에 대응해 설비 활용도를 높이고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 놀고 있는 공장을 방치하지 않고 수요가 살아 있는 쪽으로 생산 축을 틀고 있다는 의미다.

▲ ESS 생산 확대로 방향 선회…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ESS 쪽 '큰 그림'은 전기차 분야보다 한결 명확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5개 생산 거점을 전기차와 ESS를 함께 만드는 복합 제조 체계로 운영 중이다. 또 올해 ESS 생산 역량을 약 60GWh으로 늘리며 이 증 북미만 50GWh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약 90GWh 규모의 수주를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ESS 사업 매출도 지난해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을 북미 ESS 공략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3월에는 미국 정부가 테슬라와 LG에너지솔루션의 43억달러 규모 LFP 프리즘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공식 확인했다. 

해당 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산 셀은 테슬라의 메가팩 3 에너지저장시스템에 투입될 예정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ESS 시장에서 북미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춘 LG에너지솔루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는 대목이다. 

다만 더딘 사업 전환 속도는 문제로 지적된다. 전기차 부문 부진을 ESS가 메운다는 방향은 맞지만 당장 2분기부터 손익이 유의미하게 개선될지는 불확실하다. 얼티엄셀즈 전기차용 파우치 전지 저율가동 부담이 남아 있고 ESS 전환 라인도 초기에는 수율 안정화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반기부터는 북미 ESS 양산 안정화, 수주 확대,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이 맞물려 실적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실적은 부진 자체보다 산업 구조 변화 방향을 선명히 보여준다"며 "북미 전기차 시장만 바라보던 배터리 업체가 전력망 안정화, 재생에너지 연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까지 겨냥하며 '새 판'을 짜고 있는 모습"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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