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신 포기” 생애 첫집 40년 구축으로 고르는 이유 [집슐랭]
애매한 구축보다 재건축 예정 아파트 인기
‘주민공람’ 월계 미미삼·구로주공 인기
몸테크 의지 강한 2030이 만든 신고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을 외치던 20·30대가 준공이 40년 넘은 구축 아파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대출 규제로 15억 원 초과 신축 진입이 어려워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문턱이 낮은 초기 재건축 단지를 선점해 장기 상승을 노리는 ‘몸테크(몸+재테크의 합성어로 재건축·재개발을 기대하며 노후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투자 방식)’ 수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이들은 자산이 적은데다 정부 규제로 대출 한도가 커진 15억 원 초과 아파트를 사기에는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해 당장은 더 오래됐지만 미래 가치를 내다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새올 전자민원청구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열흘간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미미삼)의 토지거래허가 승인 건수는 18건으로, 인근 구축 단지 한진한화그랑빌(4건)의 승인건수보다 4배나 많다. 월계동 A중개업소 대표는 “청약에 당첨되기 쉽지 않은데다, 분양가는 계속 올라 서울 웬만한 곳이 20억 원 가까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축이 될 재건축 단지에 좀 더 낮은 금액으로 투자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미삼은 다음달 6일까지 정비계획안 주민공람이 진행중이라 재건축 초기 단계지만 고소득 30대 부부의 매수 문의가 많은 편이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아파트 구입자금 대출 자료를 통해 30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서울 아파트에서 미미삼은 5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30대 이하 아파트 매수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도 미미삼이 포함된 노원구로 나타났다.
구로구 구로동에서도 젊은 층의 매수세가 쏠리며 구로주공1·2차의 토지거래허가 승인건수는 열흘간 15건을 기록했다. 가구 수도 더 많고 준공 기준 13년이나 새 아파트인 인근의 개봉동 한마을(7건) 승인건수보다 2배 이상 많다. 구로동 B중개업소 대표는 “구로주공은 이달 20일까지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안에 대한 주민 공람이 진행중”이라며 “사업성이 좋고 실거주하기에도 집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후쯤엔 준공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은지 40여년이 됐지만 이제 막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에 2030 매수세가 쏠리면서 매매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매수 희망자가 늘어나자 집주인들은 그 자리에서 매도 호가를 5000만 원씩 올리기도 한다. 월계동 미미삼과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59㎡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8억 원대로 비슷한 가격대였으나 5개월 만인 지난달에 실거래가 차이가 1억 6000만 원까지 벌어졌다.
구로동 구로주공1·2차 전용84㎡도 지난해 6월에는 같은 면적의 개봉동 한마을과 비슷하게 8억 원대에 실거래가 이뤄졌으나 지난달에는 구로주공만 10억 클럽에 입성했다. 단지 인근 C중개업소 대표는 “강남이나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젊은 부부들의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다주택자 급매물은 나오는 즉시 가격 협의 없이 바로바로 나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이달 9일까지 생애 첫 집합건물을 구입한 20·30대 중 구로주공1·2차가 있는 구로구 구로동을 매수한 사람은 382명으로 구로구 전체 매수자의 31.4%에 달한다.
1986년에 준공된 마포구 성산시영 전용 59㎡는 지난달 16억 8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인근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11년차 아파트인 DMC파크뷰자이가 지난달 12억 1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억 원 넘는 가격 차이다. 성산시영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1주택자 갭투자 매물의 거래가 풀리면 투자성 계약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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