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너지 자립] 태양광, ‘전략 자산’으로 격상...고효율 승부
BIPV부터 산단 태양광까지, 중견·강소기업 앞장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중동 전쟁,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소식에 따라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신재생·대체에너지 기업들의 전략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한 에너지기업 관계자는 "중동 변수는 이제 상수가 됐다"며 "우리가 믿을 것은 외부의 자비가 아니라 우리 손으로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술력뿐"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태양광 산업은 '대안'에서 '국가 전략 자산'으로 격상됐다. 과거 효율성 논란에 시달렸지만 국내 기업들의 파괴적인 혁신을 통해 화석연료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듭났다. 기술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준이 아니라 '안보'를 책임지는 수준으로 진화한 것이다.
▲한화솔루션, '탠덤 셀'로 태양광 한계 타파
국내 태양광 산업의 맏형 격인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게임 체인저'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점인 29%를 돌파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에 사활을 걸었다. 하단부 실리콘 셀이 장파장의 빛을, 상단부 페로브스카이트 셀이 단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이 이중 구조는 태양광 효율을 단숨에 3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1%의 효율 상승이 수조원의 가치를 지니는 에너지 시장에서 30% 벽을 깼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유니테스트,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대 구현 앞장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의 강자에서 태양광 혁신 기업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유니테스트는 강소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유니테스트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대면적화와 안정성 확보라는 난제를 기술력으로 돌파했다.
유니테스트의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은 투명도 조절이 가능하고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곧 건물의 창문이나 외벽 자체가 발전소가 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대를 앞당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니테스트는 부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지자체와 협력해 스마트 시티 구현을 위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도심 빌딩 숲이 그 자체로 거대한 발전소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송전망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자립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신성이엔지·에스에너지, 현장서 꽃피운 'K-솔라'
1세대 태양광 기업들의 내공도 만만치 않다.
신성이엔지는 고출력·친환경 태양광 모듈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산업단지 태양광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클린룸' 기술에서 축적한 초정밀 제조 공법을 태양광 생산 라인에 이식해 모듈의 수명과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최근에는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기업들이 별도 전력망 연결 없이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마법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농촌-도심 잇는 상생 에너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양면형 모듈 기술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자랑한다. 패널 뒷면에서도 빛을 흡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이 기술은 설치 면적 대비 발전량을 극대화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는 특히 농사를 지으면서 동시에 태양광 발전을 하는 '영농형 태양광'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 농가의 추가 수익원을 창출하는 동시에 국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일거양득 효과를 내고 있다.

▲위기는 기술로 넘고, 성장은 실적으로 증명
업계에서는 중동 위기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태양광 기업들에게 거대한 기회의 문을 열어줬다고 평가한다.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소식에 국제 유가가 널뛰는 혼돈 속에서도 태양광 기업들은 흔들림 없이 전력을 생산하며 기술 자립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압도적인 자본과 글로벌 전략, 유니테스트와 신성이엔지 같은 기업들의 날카로운 기술력, 현장에서 다져진 에스에너지의 운영 노하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효율 극대화 등이 어우러진 K-태양광은 이제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에너지 주권을 지키는 '철갑 방패'가 됐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기술이 곧 국방이고 안보가 곧 경제인 시대에 K-에너지 기업들은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정부와 금융계 역시 이런 우리 기업들의 활약을 높이 평가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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