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9% 급등...트럼프는 왜 ‘호르무즈 역봉쇄’ 카드를 꺼냈나[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2026. 4. 13. 06: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역(逆)봉쇄' 카드를 꺼내들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하는 절차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 제독을 역임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CNN에 "해협 봉쇄 카드는 호르무즈는 이란 통제 하에 두는 것과 이란 문명을 없애버리겠다고 위협한 것의 중간쯤 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173>
美, 韓 시간 오늘 밤 11시부터 봉쇄 시작
WTI 105달러, 브렌트 8% 오른 채 개장
단기 유가 급등 감수·이란 ‘돈줄’ 바짝 조이기
전문가 “트럼프, 큰 도박...중간선거 악재”
반면 “결국 中이 이란 압박하는 계기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역(逆)봉쇄’ 카드를 꺼내들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하는 절차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동부시각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밤 11시)부터 이란 출입 해상 교통을 봉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과의 협상이 ‘노딜’로 끝나자 이란 석유 수출길과 군수물자 공급길을 끊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조치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9% 오른 배럴당 105달러에,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7.8% 오른 102달러대에 거래를 시작했다.

트럼프, 협상 결렬되자 단기 유가 급등 감수 ‘극약처방’

12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 대의 보트가 유조선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실 이 아이디어는 예전부터 미국 내에서 제기돼왔다. 미국은 연말연초 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수출되는 유조선을 나포, 베네수엘라의 ‘돈줄’을 조여 재미를 본 바 있다. 하지만 원유 생산량이 베네수엘라보다 많은 이란의 경우 같은 조치를 취하면 전세계에 풀릴 원유의 양이 줄어 들 수 있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안 그래도 유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가격을 더 자극할 것이란 우려도 이 카드를 꺼내들지 않은 이유다. 심지어 미국 정부는 유조선에 실린 채 해상에서 대기 중이던 이란산 원유를 한 달간 판매할 수 있게 허용, 유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고 해협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극약 처방을 내놓았다. 단기적으로 유가 급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란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란은 전쟁 기간, 직전 3개월 보다 일평균 10만 배럴이 많은 185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전쟁 자금을 조달해왔다. 또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당 최대 200만달러의 통행료도 받아 역시 전비를 마련했다. 이런 자금줄이 끊기면 안 그래도 안 좋았던 이란 경제는 더욱 악화할 수 밖에 없다. 미 해군 제독을 역임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CNN에 “해협 봉쇄 카드는 호르무즈는 이란 통제 하에 두는 것과 이란 문명을 없애버리겠다고 위협한 것의 중간쯤 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도박...“美가 못 견딜 것” VS “이란 경제난 더 악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AF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큰 도박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우선 안 그래도 부족한 원유 공급이 더 줄어 국제유가를 자극,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름값이 중간선거까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러길 바란다. 지금과 같을 수도 있고 조금 더 높을 수도 있다”며 상승 가능성을 열어놨다.

누가 오래 버틸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소재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레이첼 지엠바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미국과 세계경제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가령 궁지에 몰린다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우회 송유관을 공격할 수 있고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의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을 차단하게 만들어 유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미국이 성공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 해군이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유조선을 호위할 만큼 충분한 함정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이란 석유 수출을 봉쇄할 자원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적었다.

브룩스 연구원은 “미군의 봉쇄가 전쟁을 신속하게 종식시키는 것으로 인식되면 원유 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며 “이란 석유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중국이 이란에 해협 재개방을 압박할 동기를 갖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갈리바프 “현재의 美 휘발유 가격 그리워하게 될 것”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공습으로 사망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영정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은 강력 경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는 것은 휴전 합의 위반으로 간주돼 강력하고 단호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JD밴스 부통령과 협상장에 마주 앉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당신들이 싸우면 우리도 싸울 것이고 논리를 제시하면 우리도 논리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워싱턴DC 내 주유소 기름가격 지도를 올리고 “현재의 기름값을 즐겨라. 소위 ‘봉쇄’ 조치로 곧 당신은 갤런(약 3.8리터)당 4~5달러의 기름값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현재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심리적 저지선인 갤런당 4달러를 넘은 상황이다.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휴전의 역설: 미국 증시는 웃는데 한국만 소외된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