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내면 매물 공유" 중개사 모임 보니…드러난 실상 [돈앤톡]

이송렬 2026. 4. 1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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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가 제안한 모임에 가입비를 내고 들어오면 단지 내 매물을 공유해주겠다는 이야기였다.

알고 보니 해당 공인중개사가 일대 공인중개사에게 "E씨의 매물을 최대한 중개하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서울 강남·송파구와 여의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역 일부 중개사가 수천만원을 내야 들어올 수 있는 사설 중개망에서 주택 매물을 폐쇄적으로 공유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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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임 조직·매물 나눠먹기·집값 가두리 등 '눈살'
정부·공인중개사협회 등 불법 행위 단속 나서
서울 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 최근 서울에 개업한 공인중개사 A씨는 인근 공인중개사 B씨에게 '모임'에 들어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B씨가 제안한 모임에 가입비를 내고 들어오면 단지 내 매물을 공유해주겠다는 이야기였다. 제안과 함께 B씨는 A씨에게 '5000만원'의 가입비를 요구했다.

# 서울 강북의 한 동네. 이 지역 대단지 아파트 매물은 인근에 있는 공인중개사들이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집을 사고 싶은 실수요자가 C 공인중개업소를 찾아 D 공인중개업소가 보유하고 있는 매물에 관심을 두면 C와 D가 공동으로 해당 매물을 중개하는 형태다. 수수료는 C와 D가 나눠 갖게 된다. 어떤 경우엔 일하지 않아도 중개 수수료가 들어오기도 한다.

# 아파트를 내놓은 집주인 E씨는 공인중개사에게 "수수료를 조금 깎아주면 안 되겠느냐"고 말한 이후부터 거래가 쉽사리 이뤄지지 않아 고민이 컸다. 알고 보니 해당 공인중개사가 일대 공인중개사에게 "E씨의 매물을 최대한 중개하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마음이 조급해진 E씨가 "수수료를 최대한으로 낼 테니 집을 팔아달라"고 하자 그제야 집이 팔렸다.

이 같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담합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가 담합 행위에 칼을 빼 들었습니다.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제11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열어 조사 상황을 공유하고 기관별 공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추진단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서초구청과 함께 관내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합동으로 점검했습니다. 중개사들이 담합 목적으로 친목 단체를 구성하는 등의 정황이 나왔습니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다주택 급매 안내문 등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앞서 지난달 26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서울 강남·송파구와 여의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역 일부 중개사가 수천만원을 내야 들어올 수 있는 사설 중개망에서 주택 매물을 폐쇄적으로 공유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국토부는 부동산 불법행위 통합 신고 센터를 통해 중개사들의 불법 행위를 신고받고 증거 자료를 확보해 경찰청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경찰청은 중개사 담합과 관련해 전국 시도의 지방경찰청에 첩보 수집과 단속 활동 강화를 지시했고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개사의 이런 행위가 확인되면 업무를 정지시키고 사무소 등록을 취소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정부의 움직임에 발을 맞췄습니다. 협회는 이번 사안은 일부 중개사의 일탈을 넘어선 시장 교란 행위로 보고 협회가 보유한 인프라를 총동원해 친목회 모임 등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제도적 한계로 지적돼 온 '자율 정화 기능'을 협회 차원에서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입니다.

또 사설망 중심의 폐쇄적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정부 인증 정보망인 '한방'의 전사적 고도화도 추진합니다. 한방을 단순 중개 보조 프로그램이 아니라 업계 대표 플랫폼으로 안착시켜 사설망에 의한 담합 여지를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입니다.

김종호 협회장은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국민의 재산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일부의 부적절한 행위로 성실한 대다수 공인중개사가 비난받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법정단체로서 요구되는 공적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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