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겉은 해치백, 속은 중형급⋯ ‘휠베이스 2700㎜’ BYD 돌핀의 마법

천원기 기자 2026. 4. 13.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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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코리아의 돌핀. 천원기 기자.

작은 차는 타기 전보다 타고 난 뒤의 평가가 훨씬 냉정해진다. 옹색한 실내와 허술한 방음은 첫 신호등을 채 지나기도 전에 밑천을 드러내기 일쑤다. 하지만 중국 BYD의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는 순간, 그간의 얄팍한 선입견은 완전히 빗나갔다.

외관은 영락없는 도심형 소형차다. 전장이 4290㎜밖에 되지 않아 골목길 주차도 거뜬하다. 마법은 실내에서 펼쳐진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무려 2700㎜에 달한다. 전장이 훨씬 긴 국산 준중형 세단에 필적하는 수치다. BYD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플랫폼 3.0’을 적용해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바퀴와 바퀴 사이의 공간을 한계까지 뽑아냈다.

BYD코리아의 돌핀. 천원기 기자.

체감 공간은 수치 이상이다. 전기차 특유의 평평한 바닥 덕분에 1열은 물론 2열에 앉아도 무릎 공간이 답답하지 않다. 6대 4 분할 폴딩을 지원하는 2열을 접으면 트렁크 공간은 기본 345리터에서 최대 1310리터까지 확장된다. 눈여겨볼 점은 디테일이다. 도어 틈새의 꼼꼼한 고무 몰딩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까지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주행 중 외부 소음 유입을 꽤 훌륭하게 차단했는데, 원가 절감에만 급급한 보급형 전기차라는 편견을 깬 부분이다.

주행감은 전기차의 본질에 충실하다. 도심 속 일상 주행에 초점을 맞춰 가속은 부드럽고 매끄럽다. 차가 운전자를 몰아붙이지 않는다. 국내 출시되는 상위 트림 ‘액티브’ 모델은 최고출력이 150kW(약 204마력)으로 제로백을 7초에 끊는다. 일상 영역에서 쓰기에 부족함 없는 성능이다.

BYD코리아의 돌핀. 천원기 기자.

특히 작은 차체는 좁은 골목길과 막히는 시내를 민첩하게 빠져나간다. 과속방지턱과 요철을 넘을 때도 충격을 상당 부분 걸러내 탑승객의 피로를 낮춰줬다. 회전 반경이 짧아 복잡한 도심 속 유턴이나 주차도 수월하고, 고속에선 차급의 한계상 풍절음이 다소 유입됐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BYD가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LFP)’는 화재 등 열폭주 위험을 구조적으로 낮춰 소비자들의 심리적 진입장벽도 낮췄다. 기후환경부 인증 복합 주행거리는 기본형 307㎞, 액티브 354㎞로 생활형 전기차로 충분한 수준이다. 급속 충전 시 20%에서 80%까지 약 30분이면 충전 가능하고, 배터리 전력을 외부에서 쓸 수 있는 V2L 기능도 지원한다.

돌핀 제원. BYD코리아 제공.

운전석 중앙에 자리한 회전식 10.1인치 터치스크린은 가로·세로로 방향을 바꿀 수 있어 내비게이션이나 미디어 조작 시 유용했고, 특히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는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 시 장애물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화면을 직관적으로 확대해 보여줘 실용성이 돋보였다. 다만, 실사용 빈도가 높은 컵홀더 크기가 작은 것은 옥에 티다.

돌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가장 비싼 액티브 가격이 2920만원으로, 보조금을 얹은 실구매가는 2000만원대 중후반대다. 7 에어백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갖출 건 다 갖추고도 이뤄낸 ‘극한의 가성비’다.

BYD코리아의 돌핀. 천원기 기자.

돌핀은 무작정 크기를 과시하는 차가 아니다. 똑똑한 공간 설계와 정숙성, 친절한 편의사양으로 탑승자를 설득하는 실속파다. ‘작지만 꽉 찬 전기차'를 원한다면 돌핀의 가치는 충분하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