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언제까지 가냐고? 금리 보면 답 나온다"[3고시대 투자법]

김영은 2026. 4. 1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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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미국, 전쟁에서 빠질 가능성 높아"
"AI, 에너지, 방산 흐름 계속 간다"
"반도체 외국인 매도? 비중 조절 때문"

[커버스토리=3고시대 투자법: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승재 한경비즈니스 기자


“반도체 여기서 더 가나요?”
“방산주 지금이라도 팔까요?”

코스피 6000 돌파를 겪었던 투자자들은 요즘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이란 전쟁의 포화 속에 계좌에 ‘파란불’이 켜지고 수익률이 깎여나가는 것을 지켜본 이들의 마음은 더 조급해진다. 

하지만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는 “진짜 매도 시그널은 전쟁이 아닌 금리에 있다”고 말한다.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과 ‘금반지(금융·반도체·지주사)’라는 투자 키워드를 탄생시키며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이 대표는 전쟁 이후에도 AI 투자 흐름이 가속화하며 반도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안보·에너지 자립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8일 이 대표를 만나 종전 이후 투자전략을 물었다. 

-(협상결렬 이전 인터뷰)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큽니다.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번 전쟁이 기존 시장의 큰 흐름을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반적인 경기라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경기가 좋아 소비가 늘면 주가가 뛰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경제가 ‘소비 중심’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AI 투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옆에서 누가 뛰고 때려도 흔들리지 않는 침대 같은 시장입니다.

지금 위험 관리를 하라고 조언하는 분들은 이 시장이 역사상 가장 큰 강세장이라는 걸 망각하고 있는 겁니다. 강세장에서는 변동성이 클수록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큰 전략입니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요인은 환경이 아니라 ‘비쌀 때 사는 것’입니다. 트럼프 한마디에 사고팔았던 분들이 이익을 남겼을까요?” 

-이란이 요구한 협상안이 비현실적이라 종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란 입장에서만 보면 당연한 요구예요. 핵심은 딱 두 가지입니다. ‘더 이상 우리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경제제재 해제’죠. 전쟁 재발 방지와 경제 재건을 보장하라는 주장입니다.

저는 미국과 이란이 직접 무언가를 합의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서로 바라는 게 너무 다르고 시간이 없거든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미국이 그냥 ‘나 안 할래’ 하고 철수해버리는 겁니다.

트럼프는 ‘(독재자로부터 구하기 위해) 이란을 도우러 왔다’거나 ‘우리 세대뿐 아니라 후세의 미래 안보를 위한 전쟁’이라고 명분을 만들고 있고요. 최근 성명서에서는 ‘원유가 필요한 국가는 호르무즈에 가서 직접 구하라’며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고 있어요.

미국이 의회 승인 없이 전쟁할 수 있는 법적 시한(최장 90일)도 다 되어가고 유가가 더 오르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금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압박하는 것처럼 하다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죠.”

-전쟁이 끝나도 한국은 고유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 시대’에 놓입니다. 
“미국이 빠져나가고 이란이 봉쇄했던 호르무즈해협이 풀리면 유가는 80달러대 정도로 안정화될 텐데 이는 경제를 위협할 수준이 아닙니다.

물론 이전 60달러대보다는 비싸겠지만 아까도 말했듯 환경이 달라졌다고 시장의 흐름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이전 소비 경제에서는 고유가 시대가 오면 물가상승으로 소비가 줄고 기업의 투자가 줄겠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일부 산업에서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더라도 AI 중심의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입니다. 특히 한국 기업은 미국의 강력한 AI 투자에 따른 글로벌 밸류체인의 핵심 수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고환율로 중소기업이나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어려워지겠지만 반도체나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은 환차익으로 이익이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기업별 양극화는 벌어질 수 있습니다.” 

-종전 이후 시장의 핵심 투자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강조한 AI와 에너지, 방산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와 안보가 부각했습니다.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이 언제든 끊길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모두 큰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이 끝나도 방산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전망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 당시에도 미국은 해결사를 자처했다가 ‘알아서 하라’며 발을 뺐고 이번 이란 전쟁 때는 일을 저질러놓고 해결 없이 빠져나가려 합니다.

미국의 동맹국도 협조나 안보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각국이 자체 방어를 강화해나가는 기조입니다. 이를 통해 방산주가 다시 한번 뜰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클까요.
“AI, 원자력, 방산 모두 글로벌 밸류체인을 가진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한국 아니면 중국인데 중국산을 안 쓴다면 대안은 한국뿐이죠. 지금은 전력 부족이 심각해 특정 밸류체인이 아니라 있는 걸 다 동원해야 할 판입니다.

또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석유시설이나 에너지시설 재건 사업은 원래 한국의 몫이었습니다. 단순 플랜트 수주가 아니라 기존 시설 수리 목적인 만큼 우리 기업들이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건설주가 원전주와 재건주로 함께 묶인 이유죠.” 

-코스피 주도주였던 반도체주는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와 완전히 다릅니다. 수요는 천문학적인데 공급은 제한적이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물건이 없는데 싸게 줄 이유가 없습니다. 특히 판매가 장기공급계약(LTA) 방식으로 바뀌면서 이익의 안정성이 높아졌으니 가치 평가가 다시 이뤄져야죠.”

-202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다는 건 이미 알려진 재료입니다. 이로 인한 선반영 우려도 있습니다. 
“현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이유는 많이 판 것도 있지만 비싸게 팔았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무리하게 공장을 늘리지(설비투자) 않았기 때문에 공급 부족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고 이미 60~90%가량 뛴 반도체 가격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올릴 가능성도 큽니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에 비하면 지금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 외국인 투자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외국인들의 매도를 ‘부정적 신호’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특정 종목을 일정 비율 이상 담지 못하도록 하는 ‘종목별 투자 한도’ 규정을 따릅니다.

반도체 주가가 너무 오르다 보니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저절로 높아져 규정상 어쩔 수 없이 초과분을 덜어내는 것이지 반도체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거나 반도체 전망이 꺾여서가 아닙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ADR(주식예탁증서) 상장은 호재입니다. 미국 시장에 직접 상장되면 전 세계의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가 가장 주목해야 하는 ‘매도 시그널’은 무엇입니까.
“미국의 금리인상입니다. 전쟁 변수가 두려웠던 이유도 결국 유가가 물가를 자극하고 금리를 건드릴 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듭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주식을 뒤에서 비싸게 받아줘야 주가가 오르는 건데 유동성이 줄어들면 비싸게 받아줄 사람이 사라지는 겁니다. 특히 올해는 스페이스X나 오픈AI 같은 거물급 IPO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돈이 필요한 수요처는 늘어납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돈의 공급이 줄기 때문에 그때가 정점이라고 봅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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