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감, 지휘의 출발점 ”…안규백 장관, 특강 리더십 화제[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속마음과 철학 공유 軍문화에 신선한 바람
따듯한 리더십과 높은 친화력 찬사 잇따라

“소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장병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가까이서 공감하는 것이 지휘의 출발점으로 지휘관이 부대원 어깨를 한 번 두드리는 작은 행동은 장병에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월 7일 공군8전투비행단을 방문해 공군 전(全) 대대장을 대상으로 한 ‘지휘역량 강화 특별강연’에서 한 발언이다. 공군 대대장들에게 지휘관이 갖춰야 할 제1의 덕목으로 ‘소통과 공감’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강연은 국방부 장관이 직접 현장 지휘관들과 소통하며 부대 지휘의 핵심인 대대장의 리더십을 바로 세우고 지휘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장관 취임 이후 지난해 10월 육군대학에 이어 두 번째 특별강연이다.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 ‘창끝부대’(유사시 전투의 최전선에서 적과 직접 싸우는 대대급 이하 부대) 지휘관인 대대장들에게 국방부 장관의 지휘 철학을 직접 알리고 싶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대전에 이어 이번엔 원주까지 달려간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역대 군 장성 출신 장관들과 일선 부대를 직접 방문해 현장 지휘관을 대상으로 잇따른 특별강연에 나서는 것은 안 장관이 처음이라고 한다. 문민 출신 장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높은 친화력 발휘라는 점에서 군 안팎에서 화제다.
그는 이날 특별강연도 현장 지휘관들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로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열린다”며 지휘관의 역할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리로 ‘본립도생(本立道生)’을 제시하고 자신의 지휘 철학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명감으로 복무하는 존재”라고 당부하며 손자병법에서 강조하는 장수의 덕목인 ‘지(智)·인(仁)·용(勇)·엄(嚴)·신(信)’ 중에서도 “사랑과 정성으로 부하를 대하는 ‘인(仁)’이 지휘의 본질”임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인(仁)의 지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선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고독과 외로움”이라며 “소통이 없으면 조직은 활력을 잃고 결국 문제로 이어진다”며 지휘관은 소통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잇따른 군내 사고예방 등 장병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선 ‘기본’과 ‘정성’의 중요성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며 “군 사고의 대부분은 기본이 바로 서지 않아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안 장관은 이어 “사고를 막는 건 지휘관의 부지런한 발걸음과 냉철한 시선, 세심한 손길이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계획(Plan)-실행(Do)-확인(See)-점검(Check)의 기본원리를 모든 업무마다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엇보다 “사람의 귀중함을 알고 장병 한 명, 한 명을 지극정성의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며 “지휘관의 발걸음이 닿는 곳에 사고는 없다라는 생각으로 기본 지키기와 정성을 다하는 지휘철학을 가져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지휘관의 자세와 관련해선 원칙과 유연성의 균형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언급하며 “원칙은 철저히 지키되 방법은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최일선 지휘관의 노고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직업은 군인뿐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명감으로 복무하는 여러분은 그 사명을 감당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라며 “깊은 신뢰를 보낸다”고 힘줘 말했다.
이처럼 특별강연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소통의 자리로 만드는 안 장관의 탈권위주 모습에 대해 일선 지휘관들 사이에 연일 회자되면서 국방부 내 ‘복도통신’(복도를 오가면 직원 간 주고 받는 대화)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방개혁과 2040년 목표로 추진하는 군 구조개편 추진 등 분 단위로 움직이는 바쁜 와중에도 국민주권 정부의 국방 DNA를 일선 지휘관들과 공유하는 자리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며 군 조직 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어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국회 국방위원회만 전담한 5선의 관록에 유머와 풍자를 적절히 활용하는 뛰어난 입심이 더해진 데서 비롯한다. 안 장관은 환한 얼굴로 농담을 건네 딱딱하고 진지한 현장 분위기를 웃음 섞인 자리로 바꾸는 것은 다반사라고 한다.
이처럼 안 장관이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 덕분에 특별강연을 듣거나 부대 방문을 통해 직접 만난 현장 지휘관들은 긴장보단 가족 방문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안 장관 방문에 대한 일선 부대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안 장관이 역대 국방부 장관이 보여주지 못한 권위를 내려놓은 모습과 적극적인 소통, 격의 없는 행보는 64년 만에 취임한 문민 장관만이 발휘할 수 있는 높은 친화력과 따듯한 리더십”이라고 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디지털트윈으로...기아, 연간 노동량 3750시간 줄였다
- 100년을 내다보는 中, 5년도 위태로운 韓
- [단독] 설계도만 있는 韓 SMR…加 수출 사실상 올스톱
- 손 쓸 방법 없던 간암에 새 길…양성자치료 10년 성적표 보니
- 방어벽 뚫는 창, 방패로 써도 될까…월가 ‘미토스 딜레마’
- [단독] 제네시스 조직 개편 단행…글로벌 확장 ‘가속 페달’
- 트럼프 장남 측근 로비스트로 기용…中제약사, 美 안보심의 뒤집었다
- 中에 “대만 통일 지지” 선물한 김정은…‘용중통미봉남’ 노골화
- 주식투자 열풍에 ‘중개형 ISA’ 쏠림…증권가, 신탁형 접는다
- SMART도 표류 와중에…차세대 모델 키우겠다는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