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재외동포 우편투표' 재점화…여야 이견으로 공회전
미국 등 해외에선 비대면·대리 투표 등 다양화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6·3 지방선거를 약 50일 앞두고 재외국민 우편투표제 도입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제도적 불안정성과 인력 부담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재외국민의 참정권이 제한돼 온 만큼 이제는 정치권에서 해외 사례들을 참고해 논의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제1소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들을 심사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의에서 여당은 재외국민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우편투표나 이메일 전자투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국가별 우편 시스템의 불안정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 및 업무 수행능력에 대한 국민의 불신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했다.
선관위 측은 재외국민의 투표권 보장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허위 신고와 대리투표 가능성, 재외공관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국회에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3개가 발의돼 있지만 모두 계류 중이다. 그동안 여야 간 시각 차이로 인해 정개특위에서 주요 안건으로 잘 논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730만 동포들 숙원사업…정치적 유불리에 법 개정은 '먼 일'

재외국민 우편투표제 도입은 동포사회의 오랜 요구사항이다. 현재 제도상 재외국민의 투표권은 보장돼 있지만, 실제 투표를 위해서는 재외공관 등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미국처럼 관할 구역이 넓은 지역의 경우 생업을 포기한 채 비행기를 타고 가서 투표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30만 재외동포 가운데 선거권을 가진 재외국민 유권자는 약 197만명이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선거 및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투표 참여율은 한 번도 10%를 넘지 못하다가 지난 대선 때 처음 10.4%를 기록했다. 유권자의 약 90%가 이동 거리와 소요시간 등 때문에 참정권을 제한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자·우편투표제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취임 이후에도 줄곧 그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이에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정부 부처들도 추진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대면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며 관련 논의에 미온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 기저에는 정치적 손익 계산이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대선 당시 재외동포의 66.37%가 이재명 후보를 뽑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약 10만표의 격차를 낸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우편투표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 "민주주의 국가서 핵심은 제도적 완벽함 아닌 폭넓은 권리 보장"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다수 국가는 우편투표의 일부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국민 참정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투표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우편투표는 물론이고 주에 따라 팩스, 이메일, 웹페이지 투표 등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에서 우편투표만큼 보편화되진 않았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자투표 방식을 고려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국내에서도 선관위가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K-voting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 국립대와 공공기관 내부 선거 등에 활용된 바 있다.
기본적인 시스템의 기반은 갖춰진 만큼 향후 실무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행정안전부, 외교부, 재외동포청 등의 협력을 통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민주주의 체계가 오래된 나라들에서는 우편이나 전자투표 외에도 대리 투표 등 여러 대안적 투표제도가 만연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국가들은 일부 제도적 '에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추후 보완을 통해 상쇄해 나가고 있다"며 "핵심은 제도적 완벽함을 따지기보다 재외 유권자의 선택지를 높여 투표권 자체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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