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혁신만 생각했는데… 오해로 얼룩진 SK텔레콤 30년
[편집자주] 선경(SK그룹 전신)의 한국이동통신 인수로 탄생한 SK텔레콤은 한국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SK텔레콤이 30년 전 달성한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상용화는 한국 통신 산업의 물줄기를 바꿨고 3G, 4G는 물론 5G까지 과감한 혁신에 앞장서 대한민국을 통신 강국으로 도약시켰다. 6G 준비에도 나선 SK텔레콤의 과거 30년을 되짚어 본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정보통신 사업의 성장성을 가장 먼저 눈여겨본 경영자로 유명하다. 80년대부터 IT 산업에 주목한 그는 1984년 선경(SK그룹 전신) 미주 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10년 가까이 쏟아온 노력의 성과는 김영삼 정권이 출범한 이후 재개된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서 결실을 맺을 뻔했다.
당시 체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5인의 전문가 심사위원단은 외부와 격리된 장소에서 엄격하게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보안을 철저하게 지켰다며 당시를 자랑스러워 했다. 선경이 주도한 컨소시엄 대한텔레콤은 1차 심사에서 8127점을 얻고 2차도 8388점을 받아 코오롱, 신세기통신 등 2위 주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1992년 8월20일 제2이동통신 사업자 지위를 거머쥔 선경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줄 미래만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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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소리냐? 경제문제를 다루면서 왜 정치 논리를 개입시키느냐"
노태우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본인과 청와대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명확히 밝혔다. 오히려 당시 송언종 체신부 장관에게 소신껏 추진하되 청문회에서도 의혹이 없을 만큼 엄정하게 하라고 지시했고 정치 논리를 개입시키려는 시도를 직접 차단했다.
송 장관은 컨소시엄 신청자 간 실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도 선경의 이동통신 역량이 다른 업체들보다 월등했지만 본인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해 사업권을 반납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노 전 대통령 비서실에서 SK그룹에 보낸 공문을 살펴보면 청와대가 사업권 반납을 권고한 정황도 확인된다. 제2이동통신 경쟁 입찰에서 선경이 사업자로 선정된 지 불과 일주일 뒤인 1992년 8월27일 청와대는 정해창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대한텔레콤(현 SK텔레콤) 사장에게 '이동전화사업에 관한 권고' 공문을 보냈다.
정 비서실장은 "귀사의 대주주인 유공이 대통령과의 특수관계임을 이유로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이 크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국론을 조속히 통일하고 정치사회의 안정을 이룩하여 국가 발전에 함께 매진하기 위하여 대한텔레콤의 대주주인 유공이 자기 책임하에 구성 주주를 설득해 사업권을 자진 포기하여 현재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는 데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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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시기를 겪은 선경은 2년 뒤 자신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던 김영삼 대통령의 집권 시기 통신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곧바로 세계 최초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상용화에 성공하며 한국 이동통신 업계의 전기를 마련했다. IT 혁신만을 생각하며 30년을 달렸지만 특혜 논란 의혹은 지금까지도 따라다니고 있다.
SK그룹의 통신업 진출 시기를 노태우 정부로 인식하고 있는 국민들도 많다. 설문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따르면 한국이동통신 민영화 시점(SK그룹의 한국이동통신 인수)을 '노태우 정부' 때라고 답한 비율은 50.9%였다. 실제 시점은 김영삼 정부가 집권한 1994년 1월이지만 이를 알고 있는 비율은 22.7%에 그쳤다. 특히 50대 이상은 해당 시기를 직접 경험했음에도 오답을 선택한 비율이 타 연령대보다 높았다.
'SK가 1992년 제2 이동통신 사업권을 자진 반납 이후 1994년 경쟁 입찰을 통해 공기업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0% 대에 그쳤다. 국내 이동통신 초기 역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인지도가 그만큼 낮다는 것이 이번 설문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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