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 = 뉴스1 제공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종료 시점인 오는 5월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기만 하면 중과세 적용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거래 허가 기간 등으로 유예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구 등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집값 '버티기'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다주택자 입장에선 최대 한 달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생겨 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앞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보완방안'을 마련했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유예는 당초 발표대로 오는 5월9일 종료하되 해당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중과적용에서 배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조치는 ▲토지거래허가 신청 쏠림 ▲지역별 허가처리 시차 ▲시·군·구청의 심사 소요기간(15영업일) 등을 감안하면 4월 중순 이후에는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더라도 중과세 유예 종료일까지 허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을 해소하려는 조치다.
이에 따라 최근 집값 하락세를 이어오던 서울 상급지에서는 호가가 다시 튀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대 한 달 이상 시간적 여유가 생겨 급하게 가격을 내려 거래를 마칠 필요가 없어졌다는 판단에서다.
강남구 대치동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정부의 이번 발표 전까지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신청을 완료해야 해서 집주인들이 급하게 4억원 이상 싼 가격에 집을 내놓기도 했었다"며 "이젠 가격을 더 내리기 보다는 오히려 1~2억원 올리며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장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0.22%에서 이번 주 -0.10%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급매 출회로 확대됐던 하락 압력이 다시 약해진 셈이다.
실제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101㎡는 최근 34억~35억원대 매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33억원 안팎이던 것과 비교하면 호가가 상승한 모습이다. 인근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7㎡ 역시 지난달 41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44억~45억원 수준의 매물이 다수 등장했다.
대치동의 B공인중개사 대표도 "급매로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들이 지금 가격으로 팔면 손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호가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로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줄다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