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관광]3조6647억원 쓴 외국인 환자…K-의료, 병원 밖 소비까지 키운다
피부과·성형외과 견인…고부가 산업 위상 뚜렷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가 열렸다. K-의료관광이 미용 중심 시장을 넘어 치료와 검진, 웰니스, 장기 체류형 서비스로 외연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한국 의료관광은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외국인 환자 유치가 병원 안 의료 소비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쇼핑, 외식, 관광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의료와 관광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의학신문은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를 맞은 K-의료관광의 산업적 파급력과 시장 구조 변화, 향후 확장 가능성을 조명했다.
<글 싣는 순서>
① 3조6647억원 쓴 외국인 환자…K-의료, 병원 밖 소비까지 키운다
② K-뷰티가 연 외국인 환자 100만명…K-메디슨으로 잇는다
③ 해외 경쟁 속 제도 고도화·지역 확장 과제…넥스트 K-의료관광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해 집계한 결과, 2024년 기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총 91만910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의료업종에서 결제한 금액은 1조4053억원이었고, 비의료업종을 포함한 전체 카드 사용액은 3조6647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환자 1인당 전체 카드 사용액은 399만원, 의료업종 사용액은 153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외국인 환자가 진료를 위해 입국한 뒤 체류 과정에서 다양한 소비를 함께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환자의 소비 파급력은 병원 밖에서도 이어졌다. 같은 해 외국인 환자의 백화점 결제액은 2788억원, 일반음식점은 1883억원, 특급호텔과 패션업종은 각각 1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진료와 시술을 위해 입국한 환자들이 쇼핑과 숙박, 식음료 소비까지 동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의료관광이 일반 관광과 비교해 높은 소비 밀도를 가진 체류형 산업으로 주목받는 배경도 이 같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시장의 중심축은 피부과와 성형외과다. 외국인 환자의 카드 사용 주요 업종은 피부과가 5855억원, 성형외과가 3594억원으로 의료·비의료 업종 전체를 통틀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두 진료과 소비액 합계는 9449억원으로, 외국인 환자가 일반음식점과 면세점, 특급호텔에서 사용한 금액을 모두 더한 규모를 웃돌았다. K-뷰티와 K-에스테틱의 인기가 실제 의료 소비와 외화 수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한국 의료관광을 미용 수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의료업종 소비에서는 종합병원이 1493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고, 이어 내과 796억원, 일반병원 630억원, 치과 56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합병원의 1인당 사용액은 180만원으로 피부과 105만원보다 높아, 치료와 수술 등 비교적 복잡한 의료 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 몽고, 카자흐스탄 등 자국에서 치료가 어렵거나 대기기간이 긴 환자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흐름도 확인됐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더 넓게 보면 규모는 한층 커진다. 산업연구원 분석에서는 2024년 외국인 환자 117만명과 동반자가 국내에서 소비한 의료관광 지출액은 7조5039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13조8569억원, 부가가치 유발은 6조2078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8만명 이상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더 이상 일부 병원의 부가사업이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 산업이라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의료관광은 이미 '잘되는 분야'를 넘어 '키워야 할 산업'이 됐다.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에 한류와 도시 소비, 체류 서비스가 결합되면서 시장의 외연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의료만의 성과가 아니라 한국 서비스산업 전체의 확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K-의료의 산업적 위상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