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으러 갔다가 걸리면 추방?…‘덫’이 되버린 불법체류자 자녀 보육 지원 [아이에겐 죄가 없다上]

윤준호 기자 2026. 4.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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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 아동권리협약은 '부모의 신분 때문에 아동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경기도가 2월부터 불법체류자의 자녀, 즉 미등록 이주 아동 생존권 보호를 위해 보육료를 지원하는 '공적확인제도'는 도입 취지와 달리 가족을 위협하는 '덫'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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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전국 첫 미등록 아동 보육료 지원… 신청 시 신분 노출, 강제 추방 위험
시행 두 달 넘었지만 신청 거의 없어, 사업 활성화 위한 상위법 개정 시급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유엔(UN) 아동권리협약은 ‘부모의 신분 때문에 아동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경기도가 2월부터 불법체류자의 자녀, 즉 미등록 이주 아동 생존권 보호를 위해 보육료를 지원하는 ‘공적확인제도’는 도입 취지와 달리 가족을 위협하는 ‘덫’이 되고 있다. 아이의 양육을 위해 부모의 신분을 밝히는 순간 강제 추방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부모들은 단속을 피해 숨어들고 아이들은 최소한의 돌봄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경기일보는 제도적 모순으로 공전하는 이주 아동 복지 제도의 맹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아이에겐 죄가 없다 上 이주 아동 복지제도의 ‘맹점’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미등록 이주 아동에 대한 보육료 지원을 시행했지만, 공공기관의 ‘미등록 외국인 통보 의무’가 ‘덫’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출입국관리법상 공무원은 업무 중 미등록 외국인을 발견하면 즉시 출입국 당국에 통보해야 하는데, 보육 지원은 ‘통보 의무 면제 대상’이 아닌 탓에 불법체류자 부모가 지원 사업을 신청하면 곧바로 강제 추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1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2월부터 10개 시·군에 걸쳐 미등록 이주 아동 가구에 월 10만~15만원의 보육료를 지원하는 ‘공적확인제도’를 시행 중이다. 기존에 전개하던 의료·교육비 지원에 보육 분야를 추가한 것으로, 도는 지역 내 약 3만명의 미등록 이주 아동이 있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하지만 사업 시행 2달을 넘긴 현재, 보육비 수급을 위해 시군의 문을 두드린 미등록 이주 아동 가구는 없다시피 하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불법 체류자 등 미등록 외국인을 발견하면 즉시 관계 당국에 통보해야 한다’는 출입국관리법 제84조가 장벽이 되고 있어서다.

이 법이 규정하고 있는 통보 의무 면제 대상은 미등록 이주 아동에 대한 의료·교육 지원 뿐이다. 원칙적으로 불법체류자 부모가 보육 지원을 신청하면 ▲시군 공무원은 그 자리에서 법무부 등에 부모의 불법체류자 신분을 통보해야 하고 ▲출입국당국은 부모에 대한 강제 추방 수순을 밟아야 하며 ▲아이 역시 함께 추방되거나 부모와 떨어져야 하는 구도가 펼쳐지는 것이다.

미등록 이주 아동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현장에서는 가족 해체의 단초로 인식되고, 신원 노출을 우려한 미등록 이주민이 더욱 숨어들며 아동 보육 환경이 악화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도 관계자는 “제도권 바깥에 있는 미등록 이주 아동의 생존권 보장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제도적 불안정성과 부모들의 불안감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우선 시행을 감행한 상태”라며 “공적확인제가 활성화하려면 통보 의무 면제 대상에 보육 분야가 포함되도록 상위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단법인 동천 권영실 변호사 역시 “통보 의무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개하는 복지사업은 혜택이 필요한 미등록 이주민을 함정에 빠뜨리는 격”이라며 “통보 의무가 있는 일선 공무원까지 직무유기로 내모는 가혹한 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준호 기자 delo4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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